김기동 감독의 린가드 길들이기? "설렁설렁 뛰는 선수는 필요 없다"
16일 제주전 교체 출전해 승리했지만 비판
특별 휴가 주며 '당근'도 부여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잉글랜드 스타플레이어 제시 린가드를 향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아무리 유명 선수라도 대충 뛰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김 감독의 '선수 길들이기'다.
서울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눌렀다.
앞선 2경기에서 1무1패로 승리가 없던 서울은 시즌 첫 승을 따내면서 승점 4(1승1무1패‧2득점)를 기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린가드는 제주전에서 후반 12분 류재문과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앞서 광주, 인천전에도 교체로 들어갔던 린가드는 K리그 3번째 경기에서도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30분 이상 뛰었지만 위협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 린가드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던 것이 가장 번뜩이는 장면이었다.
구단에 따르면 첫 승을 거둔 김기동 감독은 이례적으로 린가드의 자세를 비판했다.
그는 "린가드를 다시 빼야 하나 싶었다"며 "몇 분 안 뛰는 선수가 설렁설렁하고 몸싸움도 하지 않았다. 90분 뛰 선수보다 덜 뛰면 축구선수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름값으로 축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느니 은퇴 선수를 데려오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다소 강한 어조의 김 감독의 메시지는 린가드 길들이기 차원으로 보인다.
김기동 감독은 과거 포항에서도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앞세워 성과를 냈다. 팀을 위해 희생하지 않는 선수는 과감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EPL 맨유와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뛰었던 세계적인 스타 린가드라고 해도 서울 전술이나 팀에 녹아들지 않는다면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경고성의 멘트였다.
동시에 김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고르게 사용하며 그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은 A매치 휴식기 동안 린가드와 팔로세비치 2명에게 특별 휴가를 줬다. 16일 제주전을 마치고 영국행 비행기를 탄 린가드는 22일 돌아올 예정이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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