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클린스만 논란'에도 책임 회피…"벤투 때와 똑같이 뽑았다"
"체육회가 3연임 제한하지 않았다" 사퇴 의사도 없어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아시안컵 부진에 대해 사과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선발 과정에서 회장의 의중이 많이 작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뽑는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몽규 KFA 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으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 종합적인 책임은 나와 KFA에 있고, 수장으로서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논란이 많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경질을 발표했다.
다만 KFA 회장으로서의 책임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 개입, 잘못된 선택으로 대표팀에 혼란을 야기시킨 만큼 책임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을 선임할 때와 똑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뽑았다. 벤투 때에도 앞 순위 감독이 거절해서 벤투 감독을 선임했고 클린스만 감독도 후보 리스트에서 61명에서 23명으로 추린 후 최종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으로 선임했다"면서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2018년 대한축구협회 총회에서 회장의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도록 규정을 바꾸려했다. 하지만 당시 (상위단체인)대한체육회가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답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3선을 연임 중인 정 회장은 올해가 임기 마지막인데, 제한이 없으니 4연임에도 도전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셈이다.
정 회장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3선, 11년 동안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이는 1993년부터 2009년까지 16년 동안 47·48·49·50대 회장을 맡았던 정몽준 전 회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길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