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뽑은 것도 문제지만 관리가 엉망진창"…전문가도 KFA에 쓴소리
감독 제멋대로 행동에도 KFA 감싸기 급급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대표팀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축구 전문가들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KFA)의 안일한 대응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강의 선수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대회 내내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팬들을 실망하게 했고 결국 요르단과의 4강전서 졸전 끝 패배, 64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대회를 그르친 가장 큰 원인으로는 클린스만 감독의 부족한 리더십이 꼽힌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내내 별다른 대책이 없는 전술로 답답한 경기력을 끊지 못했고 납득할 수 없는 언변으로 팬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탈락 후 한국은 분노로 들끓었는데, 정작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가서 잘 분석하겠다"고 해놓고는 귀국 2일 만에 미국으로 야반도주하듯 조용히 출국했다.
외신들조차 "언론과 팬들이 모두 비판하고 있으나 위기에 몰린 클린스만 감독은 계속 미소만 지을 뿐"이라고 조롱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축구 전문가들은 클린스만 감독도 문제지만, KFA의 이해할 수 없는 운영도 일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클린스만 감독은 무엇보다 직업적 윤리나 태도에 문제가 있다. 여론이 그의 태도를 두고 화를 내는 건 이번에 미국으로 가버린 행동 하나 때문만이 아니다. 그동안 재택근무를 하고, 국내 리그를 제대로 살피지 않는 등 반복되는 잘못들이 계속 쌓이고 쌓여 이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클린스만은 통제가 되지 않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보고 있으면 납득이 안 가는 수준"이라면서 "그러면 여기서 드는 의문은 'KFA는 무얼 하고 있느냐'는 거다. 돈을 주고 고용한 KFA는 돈을 받는 사람이 멋대로 행동해도 왜 아무런 컨트롤을 못 하는지 궁금하다"면서 KFA의 미흡한 운영에 쓴소리했다.
일각에서는 KFA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지 못하는 이유가 약 100억원으로 추정되는 잔여 연봉 등 위약금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박 해설위원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감독들을 경질할 때마다 다 위약금이 있었다. 그런 논리면 계약 기간이 남은 감독은 다 위약금이 있으니 경질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위약금이 아닌 무언가가 있다는 건데 그게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선 해설위원 역시 강한 어조로 KFA를 질타했다. 그는 "처음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올 때부터 대표팀 운영의 중단기적 방향과 틀을 잡았어야 했다. 그런 것이 전혀 없이 무작정 선임한 것부터가 말도 안 되는 수준의 문제였다"면서 "마이클 뮐러 KFA 전력강화위원장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 이유를 설명하며 횡설수설했던 때부터 참사는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해설위원은 "KFA의 역할은 감독을 선임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관리하면서 늘 긴장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 KFA는 감독이 다 괜찮다고 감싸기만 하고 있다.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엉망진창이다. 이렇게 엉터리일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주 내로 열릴 전력강화위원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KFA는 클린스만 감독의 귀국 날짜도 파악하지 못했다. KFA 관계자는 "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고만 설명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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