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4기에도 이루지 못한 우승, 전성기 손흥민의 '빈손' 퇴장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서 0-2로 완패
64년 만의 대회 우승 도전 무산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클린스만호'의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3전 4기'에도 아시안컵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나이(32)를 감안하면 다음 대회의 기약이 없기에 더 아쉬운 결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 열린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0-2로 졌다.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태극전사들은 예상치 못한 요르단의 벽에 막혀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팀에게 유효 슈팅 1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이 요르단에 패한 것은 7경기(3승3무1패) 만에 처음이다.
특히 손흥민에게는 더욱 아쉬운 무대가 됐다.
2010년 12월30일 시리아와의 친선전(1-0 승) 때 후반 교체로 필드를 밟으면서 역사적인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손흥민은 이번 대회까지 4차례 아시안컵 무대를 밟았으나 모두 우승과 연이 없었다.
팀 내 막내이자 19세의 나이로 처음 아시안컵 무대를 밟은 손흥민은 2011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을 경험했다. 박지성, 기성용, 이영표 등 쟁쟁한 선수들을 앞세워 우승을 자신했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과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0PK3으로 져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손흥민은 2011년 1월18일 조별리그 C조 인도전(4-1 승)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는 등 의미 있는 활약을 했으나 3위에 만족해야 했다.
2015년 호주에서 펼쳐진 제16회 아시안컵은 더 아쉬웠다. 독일 함부르크를 거쳐 레버쿠젠에서 성장한 손흥민은 호주 아시안컵에서 주 공격수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호주와의 결승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포효했으나 연장 혈투 끝에 1-2로 패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야 했다.
3번째 도전 무대였던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8강서 카타르를 만나 0-1로 패배, 조기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4년 간 더 성장한 손흥민은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올 시즌 EPL에서도 12골을 넣는 등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이었기에 우승에 대한 기대가 더 컸으나 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였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2골을 넣었던 그는 호주와의 8강전에서도 연장 전반 그림같은 프리킥 골로 한국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하지만 천하의 손흥민도 거듭된 연장 승부 속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4강서 요르단을 만난 손흥민은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됐으나 상대의 집중마크에 고전하며 이렇다 할 날카로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모두가 염원하는 64년 만의 우승을 반드시 거두겠다"고 자신했던 손흥민이지만 이번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 실수로 이렇게 마무리 돼서 죄송하다. 너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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