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오뚝이' 클린스만호…자존심 되찾고 9년 만에 결승 간다 [아시안컵]

7일 0시 준결승 대결…승리 시 9년 만의 결승행
조별리그서 고전 끝 2-2...17일 만에 리턴매치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 축구대표팀.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쓰러질 듯 흔들리다가도 결국 버티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클린스만호가 요르단을 상대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을 치른다. 조별리그에서 고전했던 '중동의 복병'과의 리턴매치인데, 승리한다면 9년 만의 대회 결승 진출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디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아시안컵 준결승을 치른다.

한국의 가장 최근 결승 진출은 지난 2015년 호주 대회였다. 당시 개최국 호주와 맞붙어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1-2로 패배하면서 통산 4번째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펼쳐진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혼쭐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내심 가벼운 승리를 기대했는데, 체면을 구겼다.

당시 한국은 전반 9분에 나온 손흥민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반 막판 요르단의 기세에 밀려 2연속 실점을 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다행히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상대의 자책골로 2-2로 비기며 겨우 패배를 모면했다.

요르단전에서 생각지 못한 무승부로 클린스만호의 이후 스텝이 꼬였다. 일찌감치 2연승을 통해 조 1위를 확정 지으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주축들의 체력과 경고를 관리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 20일 요르단과 2-2로 비긴 한국 축구대표팀.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결국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은 8강전까지 연장전 2경기를 포함해 5경기에서 단 1분도 쉬지 못했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반면 요르단은 한국전 무승부의 자신감을 얻어 사상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라크와의 16강전에서는 1-2로 뒤지던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넣으면서 역전 승리를 거두는 저력을 보였다. 이어 '돌풍'의 타지키스탄도 제압하고 자국 축구 역사의 새장을 쓰고 있다.

준결승에서 재회하는 두 팀의 상황은 17일 전과 매우 다르다.

한국은 수비 핵심 김민재가 뛸 수 없다. 하지만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과 측면 수비수 김진수(전북)가 부상에서 복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부차기 승리, 8강 호주전 연장전 승리 등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두 차례 연출하며 선수단 사기도 높아졌다. 호주전 극적인 역전승을 이끈 손흥민의 활약도 남은 대회를 기대하게 만든다.

대한민국 손흥민과 황희찬/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후세인 아무타 요르단 감독 역시 "한국은 조별리그와 비교해 정신적, 기술적, 전술적으로 달라졌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요르단은 전력 누수가 많다. 주전 공격수 알리 올완(알샤말)과 주전 수비수 살렘 알 아자린(알 파이살리)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베테랑 공격수 함자 알다르두르(알후세인)는 이라크와의 16강전에서 상대를 도발했다가 AFC로부터 3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알타마리는 경미한 부상으로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체력, 전술적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면서 "경기장에서 준비한 것만 잘 선보인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결승전에 진출해서 원하는 목표인 우승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이 요르단을 꺾고 결승에 오르면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강호' 이란의 승자와 11일 오전 0시 우승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