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속 클린스만호의 희망…황희찬·김진수가 복귀한 왼쪽 [아시안컵]
이틀 훈련하고 말레이시아전 출전…"둘의 복귀는 고무적"
- 김도용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64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의 카타르 여정이 쉽지 않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결과에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싸늘하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표팀이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경기를 소화하며 그라운드로 돌아온 황희찬(울버햄튼), 김진수(전북)의 복귀가 반갑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AFC 아시안컵 8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 등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팀들과 한 조에 묶인 한국은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뒤 2경기 연속 졸전 끝에 무승부에 그쳤다.
요르단전(2-2 무)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상대의 자책골로 동점을 만들며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말레이시아의 최종전(3-3 무)에서는 경기 종료를 1분 여 남겨두고 동점 골을 허용해 승리를 놓쳤다.
한국은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 걸쳐 문제점을 노출했다. 모래알 같은 조직력에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상대의 공격에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는 등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인 한국은 이제 단 1패만 당해도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에 돌입한다. 중요도가 높은 시기인데 한국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황희찬과 김진수가 건강하게 돌아왔다.
황희찬과 김진수 모두 대표팀이 카타르에 입성하기 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훈련에서 각각 왼쪽 엉덩이와 왼쪽 종아리에 부상을 당했다. 이에 둘은 도하에 도착한 뒤에도 팀 훈련을 정상 소화하지 못했다.
서서히 훈련 강도를 높인 둘은 지난 23일부터 팀 훈련에 참여했고, 25일 말레이시아전에 후반에 교체 투입되며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탓에 완벽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둘의 복귀는 클린스만호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말레이시아전을 돌아보며 "황희찬과 김진수가 복귀한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반긴 바 있다.
한국은 황희찬과 김진수가 동시에 돌아오면서 왼쪽 측면에서 공격의 파괴력이 더해졌고, 수비에도 안정감을 갖게 됐다.
이번 시즌 EPL 무대서 절정의 감각을 보이는 황희찬의 합류는 호재다.
황희찬은 좌우 측면과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데 대표팀에서는 주로 왼쪽 윙어 역할을 맡았다. 올 시즌 소속팀 울버햄튼에서는 11골을 넣는 등 골 감각도 좋아 이번 대회에서 답답한 한국의 공격에 활기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의 가세도 기대를 모은다. 김진수는 왼쪽 측면에서 빼어난 오버래핑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크로스, 때로는 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 헤더까지 다양한 공격 재능을 갖고 있다.
경험 많은 둘의 가세로 한국 대표팀은 왼쪽 측면에서의 안정감을 기대할 수 있다. 김진수는 측면에서의 1대1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황희찬이 좌측 윙어로 나설 경우 상대 팀 오른쪽 측면 수비수들이 부담을 느껴 쉽게 전진할 수 없다는 장점도 있다.
황희찬과 김진수가 빠르게 최고의 몸 상태를 회복해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면 이번 대회에서 거듭된 졸전을 보여준 한국은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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