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잡아야 할 사우디…단단한 수비+일방적 응원을 뚫어라[아시안컵]
대회 3경기서 PK로 1실점…사우디 팬 약 3만명 입장할 듯
한국, 31일 오전 1시 사우디와 16강전
- 김도용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가 토너먼트에 돌입한다. 한 경기만 패해도 짐을 싸야 하는데 첫판 상대도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사우디는 아시안컵 통산 우승 3회를 자랑하는 아시아의 전통적인 강호다. 다만 사우디의 마지막 우승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로 이후 5차례 아시안컵에서는 준우승만 2번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는 성장세가 돋보인다. 일명 '오일 머니'를 앞세워 막대한 자본을 투자, 자국 리그와 대표팀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사우디의 알힐랄은 최근 6차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차지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 네이마르(알힐랄) 등 슈퍼스타들이 사우디 무대서 활약하고 있다.
대표팀도 번뜩인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비록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1로 승리, 유일하게 리오넬 메시에게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최근 프로팀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 대표팀도 도약을 위해 명장 출신 로베르토 만치니(이탈리아) 감독을 선임했다.
만치니 감독은 지도자로서 이탈리아 세리에A,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정상에 오른 명장이다.
만치니 감독은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답게 사우디의 수비를 우선적으로 단단하게 만들었다.
만치니 감독은 부임 후 치른 4경기에서 1무3패로 승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부터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스리백을 내세운 안정된 수비다. 사우디는 최근 6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만 1골을 내줬을 뿐 1개의 필드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6경기서 유일하게 비긴 태국전(0-0)도 주축 9명의 체력을 비축한 경기였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세부 공격 전술 없이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만 의존했던 한국 공격에는 부담스러운 상대다.
클린스만 감독도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사우디는) 만치니 감독 부임 후 시간이 흐르면서 팀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며 상대의 안정적인 전력을 인정했다.
나아가 한국이 토너먼트 첫판부터 부담스러운 것은 사우디를 향한 일방적인 응원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사우디 팬들은 매 경기 3만명 이상이 현장을 찾아 홈 경기장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사우디 팬들은 녹색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우디의 열정적인 응원은 다른 중동 국가인 이란과 이라크 등 취재진도 주의하고 있다. 이란 매체 풋볼아이넷의 모함마드 자마니 기자는 "사우디가 경기장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다. 상대 팀 선수들에게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경기장 분위기가 부담스럽지만 이것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겠다"고 경계했다.
한편 각종 우려 속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그는 취재진을 만나 "결승전까지 숙박 예약을 연장해도 될 것"이라며 "자신감이 필요하다. 이제는 앞만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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