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속 홀로 빛났던 김민재, 이제는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 [아시안컵]
한국 요르단과 2-2 무승부…김민재, 2실점에도 대인 마크 인상적
대회 막판 체력적 부담도 우려…다른 수비수들의 선전 필요
- 김도용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졸전 속에서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다시 한번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김민재의 경기력은 분명 박수 받을만 하지만 64년 만에 대회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그와 함께 수비진을 구축하는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주도권을 내줬고, 전반에 2골을 내리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섰고,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상대의 자책골로 힘겹게 패배를 면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경기력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다.
공격에서는 유기적인 플레이 대신 개인 역량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다. 수비에서는 조직력이 부족해 세트피스나 역습 시 수 차례 위기를 맞았다.
이런 졸전 속에서 김민재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지난 3년 동안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나폴리(이탈리아),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럽 클럽에서 뛰며 기량을 끌어 올린 김민재 앞에서 요르단 공격수들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요르단이 자랑하는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는 김민재와의 1대1 경합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공을 잃었다. 이외에도 김민재는 상대팀 공격수들을 꽁꽁 묶으면서 한국 수비를 이끌었다.
통계 전문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무려 8번의 리커버리(패스 차단 또는 루즈볼 획득)와 함께 가로채기 3회, 태클 2회 등을 기록했다.
또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김민재는 빠른 패스와 드리블 돌파 등을 통해 전방에 힘을 보탰다.
한국과 요르단전을 지켜 본 인도 매체 '스포츠 스타'의 니라드리 바타차르히 기자는 "김민재는 정말 세계적인 수비수다. 수비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했다"고 엄지를 세웠다.
이어 그는 "하지만 김민재는 수비에서 너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동시에 한국 수비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한국의 수비가 언제까지 김민재의 개인 역량에 기댈 수는 없다. 단기전인 만큼 김민재의 컨디션과 체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 또한 김민재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고를 받아 앞으로 경고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김민재와 함께 수비를 책임지는 동료들이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몸과 정신적으로 지친 김민재가 대회 막판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민재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한국은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dyk06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