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라크에 1-2 충격패…한국과 16강 격돌 가능성(종합) [아시안컵]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일본(FIFA 17위)이 이라크(63위)에 덜미를 잡혔다. 이로써 한국과 일본의 토너먼트 16강 격돌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은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에만 2골을 연속으로 허용, 1-2로 졌다.

앞서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2로 이겼던 일본은 1승1패(승점 3)가 되면서 이라크(승점 6)에 뒤진 조 2위가 됐다. 더불어 일본은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지던 A매치 연승 행진도 '12'에서 멈췄다.

이라크는 아시안게임이 A매치로 인정됐던 지난 1982년에 1-0으로 승리한 뒤 42년 만에 일본을 제압했다. 앞서 인도네시아를 3-1로 꺾었던 이라크는 2연승에 성공,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만약 일본이 조 2위에 머물고 E조의 한국이 1위에 오른다면 16강에서 한일전이 펼쳐지게 된다. 한일전이 성사된다면 지난 2011년 카타르 대회 준결승전 이후 13년 만에 본선에서의 격돌이다.

쿠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 엔도 와타루(리버풀) 등 대부분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팀을 꾸린 일본은 베트남을 상대로 힘겹게 이겼는데, 이날도 초반부터 고전했다.

일본은 조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한 이라크전에서 쿠보와 엔도, 미나미노 등을 선발 출전시켰다. 또한 부상에서 돌아온 토미야스 타케히로(아스널)도 교체 명단에 포함시키는 등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첫 골은 이라크에서 나왔다. 이라크는 킥오프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알리 자심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한 공을 일본의 스즈키 자이온 골키퍼가 쳐냈는데, 공이 이라크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 앞으로 향했다. 후세인은 이를 놓치지 않고 헤더로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일본이 반격에 나섰지만 이라크의 강한 수비에 막혀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차분하게 일본의 공격을 막은 이라크는 전반 추가 시간 빠른 역습 한방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아흐메드 야흐야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넘긴 크로스를 후세인이 헤더로 마무리, 이라크는 2골 차로 달아났다.

일본은 후반전 들어 토미야스를 투입하면서 수비를 우선 강화했다. 수비를 안정화한 뒤 역습에 나선 일본은 후반 9분 아사노 다쿠마가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었는데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 선언이 취소됐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일본은 쿠보, 아사노 등을 빼고 우에다 아야세, 도안 리츠 등을 넣으면서 변화를 줬다. 새로운 공격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득점 기회를 노렸다.

계속 상대 골문을 두드리던 일본은 후반 추가 시간 세트피스에서 엔도의 헤딩으로 1골을 만회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146위)는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스나위의 페널티킥 골로 베트남(94위)에 1-0 진땀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지난 2007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바레인전 2-1 승리 후 17년 만에 본선에서 승리를 따냈다.

더불어 신태용 감독은 베트남을 상대로 치른 5번째 경기 만에 승리했다. 앞서 신태용 감독은 베트남을 상대로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2무2패에 그친 바 있다.

이날 승리로 인도네시아(승점 3‧골득실 –1)는 일본(승점 3‧골득실 1)에 골득실에서 뒤져 3위를 마크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4일 일본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반면 베트남은 2연패를 당하면서 사실상 탈락이 확정됐다. 이번 대회는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르는데, 베트남은 일본과 인도네시아에 모두 패배해 이들을 제칠 수 없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함께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주도권을 잡은 인도네시아는 전반 42분 상대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아스나위가 나서 침착하게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들어 베트남이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세를 높였지만 인도네시아의 수비는 견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좀처럼 상대에게 득점 기회를 내주지 않으면서 1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또 다른 우승 후보 이란(21위)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메흐디 가예디의 결승골로 홍콩(150위)에 1-0으로 승리, 2연승을 기록했다.

이란은 승점 6점으로 조 1위에 오르면서 오는 23일 펼쳐질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번 대회 출전국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홍콩은 UAE에 이어 이란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2연패를 당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