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수원 단장 "선수단부터 프런트까지, 용감하고 과감한 변화 필요"

"2부팀 중 최다 예산 쓸 것…내년에는 1부에 있겠다"
"염기훈 감독 경험 부족? 성공한 초보 감독도 있다"

박경훈 수원 삼성 단장. (수원 삼성 제공)

(화성=뉴스1) 이상철 기자 = '몰락한 명가' 수원 삼성의 1부리그 승격 사명을 받은 박경훈 신임 단장이 강력한 변화와 적극적 지원으로 명가 재건을 약속했다.

박경훈 단장은 11일 경기 화성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은 지난해 사상 초유의 2부리그 강등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와중에 단장직을 맡았는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걱정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분명한 것은 수원이 명문구단으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해 다시 팬들에게 사랑받고 1부리그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K리그1 최하위에 그쳐 1995년 창단 후 처음으로 2부리그 강등된 수원은 대표이사, 단장을 물갈이 하며 변화를 꾀했다. 신임 단장으로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박경훈 전 대한축구협회(KFA) 전무이사를 임명, 1부리그 승격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수원이 축구인 출신 단장을 선임한 것은 안기헌 전 단장(2003~2010년) 이후 14년 만이다.

박 단장은 현역 시절 1986 멕시코 월드컵과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A매치 통산 93경기를 뛴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은퇴 후에는 U17 대표팀, 제주 유나이티드와 성남FC 등 감독직을 맡았고,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와 부산 아이파크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 활동했다.

지난 9일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박 단장은 가장 먼저 공석 상태인 감독부터 선임했다. 지난해 막판 팀을 이끈 염기훈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 2년 계약을 체결했다.

박 단장은 "지금의 수원은 패배감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혼선 없이 팀을 이끌 감독이 필요하다"며 "염 감독은 지난해 강등을 못 막았지만 현재 선수단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명확한 방법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보 사령탑'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은 세계적 명장이 된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도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땐 감독 경험이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초보 사령탑 중에서 성공한 감독도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 삼성의 박경훈 단장(왼쪽)과 염기훈 감독. (수원 삼성 제공)

그는 이어 "이제는 감독에게 모든 힘을 실어줘야 한다. 나도 1·2부리그 팀 감독을 모두 맡아 봤는데 2부리그가 더 힘들다. 내가 가진 풍부한 경험을 전수하고 조언해주겠다. 염 감독이 수원의 레전드, 한국 축구의 자신이 되는 훌륭한 감독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수원이 다시 비상하기 위해 강력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원의 강등은 작년만의 잘못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조짐이 보였다"며 "수원은 현재 용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선수단은 물론 프런트도 변해야 한다. 과감한 변화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수단 체질 개선에도 힘을 쏟는다. 박 단장은 "수원이 지난해 K리그1 팀 중에서 결코 적은 돈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팀은 35골을 넣고 57골을 허용했다. 강등당할 수밖에 없는 기록"이라며 "공격 라인을 보강하고 수비 라인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 2부리그는 역동적이고 뛰는 양도 많다. 그런 방향 속에 염 감독이 원하는 축구 철학을 입힐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아마도 올해 2부리그 팀 중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쓰는 구단은 수원이 될 것"이라며 "어디에 핵심을 두고 예산을 사용할지 감독과 잘 상의하겠다. 이후 좋은 팀을 만들어 빠른 승격을 이뤄내 내년엔 1부리그에 있겠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