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김민재·이강인 없이 뛰라고?…아시안컵이 두려운 유럽 빅클럽들
각팀 핵심으로 자리잡은 한국 선수들 차출, 전력 공백 커
FIFA 주관 대회…이르면 1월2일부터 소집 가능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손흥민,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김민재, 파리생제르맹(프랑스)의 이강인 등이 한창 활약하던 소속 팀 경기를 '임시 휴업'하고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자리를 비운다.
한국 국가대표 주축 선수들은 내년 1월 초 대표팀에 소집, 오는 1월12일부터 2월10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선다.
아시안컵은 유럽 시즌이 한창인 시기에 열리지만 대륙 최고 권위 대회이자 FIFA가 인정하는 공식 대회라 소속 팀들의 차출 거부가 불가능하다.
이전에도 아시안컵이 유럽 시즌과 겹쳤던 적은 많지만, 이번 시즌은 한국 선수들이 각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커 아시안컵이 더욱 큰 변수가 됐다.
우선 토트넘은 아시안컵 개막으로 주장을 잃는다. 이번 시즌 처음 완장을 차고 '캡틴 손'으로 거듭난 손흥민은 젊은 선수들과 뉴페이스들이 많아진 토트넘을 하나로 묶으며 상승세의 주역으로 활약 중이다.
또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역습, 중거리 슈팅,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11골을 기록, EPL 득점 전체 공동 3위이자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손흥민이 빠지면 공격력에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풋볼 런던'은 "토트넘은 이미 제임스 메디슨과 미키 판더펜 등을 잃어봤는데, 손흥민의 이탈은 그보다 훨씬 큰 전력 공백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토트넘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이자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은 "대표팀은 너무나도 소중한 자리"라면서도 "중요한 때에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 토트넘과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도 이번 시즌 팀이 치른 분데스리가 전 경기(15경기)에 출전한 핵심 수비수 김민재의 이탈을 앞두고 벌써부터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데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을 당해, 이적생 김민재가 홀로 수비진을 도맡아야 했다. 여기에 김민재마저 아시안컵에 나설 경우 수비진은 선발 라인업을 꾸리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아예 센터백 추가 영입 카드마저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겨울 이적시장이라 매물이 많지 않은데다, 1월에는 급하게 활용되겠지만 2월부터는 다시 3~4옵션으로 밀려나는 자리라 선뜻 원하는 이가 없다.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은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가장 큰 위기는 김민재가 아시안컵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시기"라면서 "만약 한국이 결승전까지 진출할 경우 최대 6경기나 결장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파리생제르맹도 이강인의 부재를 걱정하고 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리그1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을 합쳐 15경기 2골2도움을 기록 중인데, 공격 포인트로는 미처 담아낼 수 없는 팀 공헌도가 높다.
이강인은 팀 주포 킬리안 음바페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으며, 팀의 활로가 막힐 때마다 개인 전술과 크로스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가장 최근 경기인 17라운드 메츠전에서도 0-0의 답답한 흐름 속에서 이강인의 칼날 크로스가 그대로 선제골로 연결, 2-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프랑스 매체 '겟풋볼뉴스'는 "이강인이 없는 동안 워렌 자이레 에메리와 파비앙 루이스 등이 더 분발해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PSG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마인츠(독일)의 이재성, 슈투트가르트(독일)의 정우영, 울버햄튼(잉글랜드) 황희찬 등도 각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들이다. 모두 아시안컵 기간 동안 결장이 불가피하다.
한때 유럽 리그에선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빅토 오시멘(나폴리) 등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될 때 '네이션스컵 포비아'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한국 선수들이 빅클럽에서 잘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는 많은 팀들이 '아시안컵 포비아'를 격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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