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도 전북도 고전했던 싱가포르 축구…이른 선제골로 기세 꺾어야
프리시즌 토트넘, 전반전 고전…전북은 ACL서 0-2 배
클린스만호, 16일 오후 8시 싱가포르와 월드컵 2차예선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싱가포르의 밀집 수비를 뚫어내야하는 축구대표팀의 핵심 키워드는 '이른 선제골'이다. 일찍 리드를 잡아야 상대의 기세를 꺾고, 나아가 기대하는 대승도 이룰 수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FIFA 랭킹 155위의 싱가포르는 24위의 한국에 비해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떨어진다. 역대 전적도 21승3무2패로 한국이 큰 우위에 있다.
하지만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밀집수비로 일단 지킨 뒤 역습을 도모하는 싱가포르에는 한국 출신의 귀화 선수 송의영을 포함,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자원들이 도사리고 있다.
한국이 싱가포르 대표팀과 붙어본 건 무려 33년 전이라 큰 의미는 없다. 현재 그들의 전력은 싱가포르 프로축구 1강 라이언시티 세일러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라이언시티는 지난 8일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4차전에서 K리그 강호 전북 현대를 2-0으로 완파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전북이 크게 앞서고 경기를 점유한 것도 전북이었지만 승자는 라이언시티였다. 초반 전북은 주도하고도 선제골을 넣지 못하다 역습에서 한 방을 맞았고, 여기부터 경기가 꼬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지난 7월 프리시즌 아시아투어를 통해 라이언시티와 붙었는데 초반 결정적 찬스 4개를 연달아 놓친 뒤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다.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동점골로 간신히 1-1을 만든 뒤 후반전에 4골을 넣어 5-1로 승리하긴 했지만, 일찍 골을 넣지 못한 대가로 힘든 경기를 치렀다.
이번 싱가포르 대표팀에는 당시 토트넘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던 샤왈 아누아르를 포함, 라이언시티 소속 선수 8명이 포함돼 있다.
싱가포르 대표팀이 라이언시티와 마찬가지로 좋은 수비 조직력과 역습을 갖췄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때문에 이른 선제골을 넣지 못하면, 전북과 토트넘이 그랬듯 대표팀도 고전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지난 10월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선 한국이 6-0 대승을 거뒀는데, 이는 전반 5분 만에 터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골로 일찍 여유를 얻었던 게 컸다.
라이언시티가 전북을 꺾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에 주는 경고였다"면서 "싱가포르전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상대도 세트피스나 역습을 통해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토트넘 소속으로 이미 라이언시티를 경험했던 손흥민도 선제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전반전 45분을 소화, 라이언시티 수비에 막혀 공격 포인트 없이 물러났던 손흥민은 "프리시즌 경기였다는 변수가 있었지만 라이언시티 선수들이 토트넘을 상대로도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 인상적인 선수도 몇몇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축구에선 한 팀이 무조건 내려앉으면 전력 차와 관계없이 경기가 매우 힘들다. 일찍 선제골을 넣어야 남은 시간을 편하게 치를 수 있다"며 초반부터 전력을 쏟을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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