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귀화 선수 송의영 "상암은 꿈꾸던 무대…상대 선수로 뛰지만 영광"
인천서 태어나 싱가포르서 프로축구선수로 데뷔
16일 오후 8시 한국-싱가포르 월드컵 2차 예선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싱가포르 귀화 선수인 송의영(30)이 고국 한국을 찾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1993년 인천에서 태어났지만 2012년 홈 유나이티드(싱가포르)에서 프로에 데뷔, 이후 싱가포르로 귀화해 싱가포르 국가대표팀이 된 송의영은 태어나고 자란 한국을 적으로 만나게 됐다.
송의영은 "축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꿈꿔왔던 무대다. 비록 원정 팀 자격으로 왔지만 이 경기장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가장 강하다는 한국을 상대하게 돼 긴장된다. 하지만 주눅들지 않고 준비한대로 좋은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송의영은 싱가포르 대표팀이지만 그의 가족과 친지들은 한국인이고,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송의영은 "한국을 만나기 전에 괌과 플레이오프를 했을 때부터 가족들이 '꼭 이겨서 한국과 경기하러 오라'고 응원해줬다"며 뒷이야기를 전한 뒤 "사실 아직도 한국과 경기한다는 사실이 안 믿긴다. 내일 경기를 뛸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모습에 한국어도 유창한 송의영이지만 그는 어느덧 싱가포르 대표팀 소속으로 17경기 3골을 넣은, 어엿한 국가대표 2년차 선수다.
송의영은 "싱가포르 대표팀을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그것을 해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해왔다. 지금은 대표팀 선수들과도 친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 선수들에게 한국의 키 플레이어가 누구인지 말해주고 영상도 찾아서 보여줬다"며 '지한파'로서의 노릇도 톡톡히 했다.
한편 최근 서울은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 선수들에겐 한국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가 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의영은 "선수들이 한국에서 처음 훈련할 때 '몸을 못 움직이겠다'고 하더라. (한국 날씨를 잘 아는) 나도 이 날씨에 공을 차는 건 오랜만이라,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한편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타카유키 니시가야(일본) 싱가포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모두 수준이 높다. 특히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아 더욱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우리가 원 팀으로 가진 역량을 100% 발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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