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으로 이긴 염기훈 대행 "선수들이 만든 승리…공격수 자신감 소득"

수원, 수원FC에 3-2 역전승…11위 강원과 승점 1점 차

염기훈 감독대행(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뉴스1) 안영준 기자 = 벼랑 끝에 몰렸던 K리그1 수원 삼성의 염기훈 감독대행이 10명으로 싸워 역전승을 거둔 뒤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수원은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2경기 무승(1무1패)을 끊은 수원은 7승8무21패(승점 29)를 기록, 11위 강원FC(승점 30)와의 격차를 1점으로 좁혔다.

경기 후 염 감독대행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길 수 있었다.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승리"라며 기뻐했다. 이어 "내가 한 건 없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해준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수원은 전반 14분 만에 핵심 미드필더 카즈키가 퇴장을 당했지만 10명이서 역전승을 일구는 저력을 보였다. 카즈키는 공과 상관없이 상대 수비수를 가격해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승리하긴 했지만 카즈키의 퇴장은 아찔한 장면이었다. 추후 징계 결과에 따라 남은 경기 추가 결장이 나올 수도 있다.

염 감독대행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라 솔직히 당황했다. 축구에서 퇴장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경합 과정이 아닌 오늘 같은 퇴장은 다시 나오면 안 된다. 그 점을 카즈키에게도 꼭 말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즈키의 퇴장(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염 감독대행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수비로 내려앉지 않는 대신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통했다.

측면이 흔들린 수원은 전반전에만 15개의 슈팅을 내주는 등 위기가 많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막은 뒤 1-1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전에 2골을 더 추가해 3-2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염 감독대행은 "1명이 없기 때문에 측면을 내주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중앙에서 콤팩트하게 버티고 더 실점하지 않으면 충분히 기회는 오고, 그것을 살리면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후반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넣은 김주찬(19)을 향해 엄지를 세웠다.

그는 "젊은 나이에 이 정도의 자신감과 결정력은 대단하다"면서 "언제나 몫을 해 주고 있다. 선배들도 본받을 점이 많다"고 칭찬했다.

잔류 불씨를 살린 수원은 25일 오후 4시30분 원정에서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치르고, 12월2일 오후 2시 강원FC를 상대로 안방에서 최종전을 갖는다.

염 감독대행은 "무엇보다 오늘 경기를 통해 공격수들이 자신감을 찾은 게 큰 소득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공격수들이 과감하게 슈팅을 때려준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 삼성(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편 안방서 패한 수원FC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냈더라면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 있었지만, 패하면서 강원과 수원의 추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 승강 플레이오프 없이 잔류를 확정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모두 없어졌다.

김도균 감독은 "끝까지 싸워야하는 상황이 생겨서 홈팬들에게 죄송하다. 수적 우위에 있었음에도 마무리하지 못한 점, 선수 교체를 미스한 점에서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수원FC는 25일 강원FC, 1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제는 경기 운영 면에서도 콘셉트를 잘 잡아야 한다. 오늘 경기까지는 이기려고 준비했지만 이제는 지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균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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