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주' 외쳤던 클린스만 감독, 또 미국행…"4주간 여름 휴가"

3월 부임 후 두 번째…지난달 출국, 가족들과 시간
부임 4개월 됐는데 한국에 머문 시간은 겨우 두 달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뒤 '한국 상주'를 약속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또 미국으로 향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3일 뉴스1과 통화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6월 페루,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을 치르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며 "7월 말까지 약 4주 동안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냥 휴식만 취하는 것은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차두리 어드바이저, 마이클 김 코치로부터 K리그 정보를 제공받아 선수단을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의 두 번째 미국행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5월 미국으로 향해 가족들과 약 3주간 시간을 보낸 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국내서 콜롬비아,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4월부터 유럽을 돌며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나폴리),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어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 추첨을 지켜본 뒤 베이스캠프(주훈련장) 후보지를 둘러봤다.

약 2개월 동안 한국과 유럽, 카타르 등에서 바쁘게 시간을 보낸 클린스만 감독은 카타르에서 한국을 거치지 않고 바로 미국으로 향해 3주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6월 국내서 페루,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을 치렀지만 1무1패로 첫승을 챙기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 후 한국은 4경기에서 2무2패로 승리가 없다.

좀처럼 승리가 없고 경기력까지 실망스러운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이 특별한 이유없이 또 휴가차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사실은 논란이 될 법하다. 미국에서 정보를 받아 분석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지켜보는 것과 분명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의 취임 때 내세웠던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나는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상주하는 것이 당연하다. 운 좋게도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임기 동안 한국에서 생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지난 4개월 동안 실제로 한국에 머물며 제대로 K리그를 지켜본 기간은 약 2개월에 불과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줄곧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대회까지 6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장이 아닌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는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