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축구를 원하느냐"…웃으면서 변화 자신한 클린스만 감독

"공격을 지향하나 축구는 선수 구성에 따라 달라져야해"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6.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도대체 어떠한 축구를 하려는 것인지 궁금하다(취재진)."

"반대로 물어보고 싶다. 어떠한 축구를 하길 원하느냐(클린스만 감독)."

자신을 향한 날선 비판에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지휘봉을 잡은 뒤 4경기 동안 승리가 없지만, 지금은 과정일 뿐이라면서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4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해서 아쉽다"면서도 "계속해서 선수들과 소통하며 다가올 (2024년 1월)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다. 지향점은 변함 없다. 우리의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며 카타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잘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빌드업 축구'를 앞세워 성과를 냈던 '벤투호'와 달리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까지 4경기에서 이렇다 할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3월 콜롬비아(2-2 무), 우루과이(1-2 패)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던 한국은 6월 A매치에서도 마무리 작업에서의 아쉬움을 남기며 페루(0-1 패), 엘살바도르(1-1 무)를 상대로 이기질 못했다. 4경기에서 2무2패의 부진.

'공격 축구'를 천명했던 클린스만 감독의 취임 일성과 달리 태극전사들의 결정력은 떨어졌고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의 이탈로 새롭게 꾸려진 수비진도 흔들리면서 과정과 결과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자신을 향한 비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지난 4경기에서 승리를 했어야 한다"며 "분명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더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 전체가 배우려고 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음 (9월)소집에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6.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지향하는 축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전방부터 압박하며 라인을 올리는 공격 축구를 선호한다"면서도 "다만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잘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내 축구 철학은 어떠한 선수를 선발하고 합을 맞추는지가 중요하다"며 "4-3-3이나 4-4-2, 때로는 스리백까지도 유동적으로 다 준비해야 한다.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예선에 대비해서 다양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축구는 명확하게 '이런 것'이라고 정의 내리기보다는 우리가 어떠한 축구를 했을 때 잘 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면서 "두 차례 소집에서 투 톱을 세웠을 때 한국 선수들이 유동적인 움직임이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선수들의 성향을 보면서 어떻게 100%의 기량을 끌어낼 수 있을지, 어떤 시스템이 적합한지를 계속해서 찾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다소 뭉뚱그린 클린스만 감독의 대답에 "그래서 정확하게 축구하는 색깔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이 재차 들어왔다.

그는 미소를 잃지 않으며 "반대로 물어보고 싶다. (내가) 어떠한 축구를 하길 원하느냐"고 되물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예를 들어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이강인이나 황희찬이 들어가면 팀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선수 조합에 따라 색깔이나 스타일이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확하게 이것이 우리의 축구라고 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축구 색깔이 뚜렷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최근 유럽 진출이 활발해진 태극전사들의 활약상에 엄지를 세웠다.

김지수(성남), 황의조(서울),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 등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뒤 "한국 축구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6.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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