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하고 빨라진 클린스만호, 남미팀 상대로 공격 축구 가능성 보였다
손흥민 프리롤‧이강인 측면 기용… 긍정적 효과
2경기 연속 2골 내준 수비 집중력은 보완 필요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1-0보다 4-3 승리를 선호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처음 소집된 한국 축구대표팀이 과감하고 빠른 축구를 보여줬다. 새로운 수장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색깔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한 변화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배하며 3월 A매치 일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콜롬비아와 2-2로 비긴 것을 포함, 1무1패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내용 면에서는 가능성을 확인한 2연전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부임한 뒤 "난 공격수 출신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원한다. 1-0 승리보다 4-3 승리를 선호한다"며 앞으로 대표팀 운영 방안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사령탑으로 치른 첫 A매치 기간 동안, 일단은 기존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팀에 녹아있던 '공을 점유하면서 경기를 주도하는' 축구를 기본으로 삼았다.
하지만 자신의 색깔도 조금씩 입혔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과감하고 빨라진 전진이다.
전임 벤투 감독 시절 대표팀은 후방에서 공을 점유하며 상대가 틈을 보이면 빠르게 공격을 펼치는 전술을 선보였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에게 보다 빠르게 공격 진영으로 전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중앙 수비수인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과 중원의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등은 횡패스보다 전진패스를 더 많이 시도했다. 특히 황인범은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전방에 공을 배급하며 클린스만호의 '키' 역할을 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3월 평가전을 모두 마무리한 뒤 "세계 최고 수준의 템포를 구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패스 길목을 찾는 능력이 빼어난 황인범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격수들은 물론 미드필더들 모두 과감하게 슈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인 황인범에게도 적극적인 슈팅을 주문하는 등 상대 골문을 쉼없이 두들길 것을 지시했다.
전체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손흥민의 프리롤, 이강인의 측면 기용 등 실험들도 효과를 봤다.
최전방 아래에서 특정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은 움직임으로 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은 콜롬비아전에서 2골을 넣는 등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강인은 기대했던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측면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받았는데, 빼어난 왼발 킥과 화려한 개인 기술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기대감을 키웠으나 한편 아쉬움도 있었다. 한국은 지난 2경기에서 모두 2실점했다. 특히 콜롬비아전에서는 후반 시작 후 5분 동안 2골을 내리 내줬고, 우루과이전에서는 세트피스로만 2골을 허용하는 등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가 나타났다. 클린스만호의 공격 축구가 더욱 힘을 얻기 위해서는 수비적인 안정감을 갖는 게 우선 필요해 보인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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