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칭찬 릴레이 "이강인 막으려면 파울해야, 황인범 꼭 필요한 선수"

"전반 20분 빼고는 톱클래스 경기, 빠른 템포 만족스럽다"
"1무1패로 끝났으나 남미 강호 상대로 좋은 내용 펼쳤어"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 2023.3.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패배에도 선수들을 칭찬했다. 비록 졌지만,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2로 졌다. 전반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6분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동점골을 넣었으나 후반 18분 마티아스 베시노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지난 24일 콜롬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2-2로 비겼던 한국은 3월 2차례 A매치를 1무1패로 마쳤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사령탑 첫 승리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킥오프 후 전반 20분 정도까진 우리 리듬과 템포를 찾지 못했지만 나머지 70분 동안 우리가 더 좋은 팀이었다"며 "경기를 패한 것은 기분이 썩 좋지 않지만 선수들이 보여줬던 경기력은 칭찬할 만하다. 초반 20분을 제외한 70분은 톱 클래스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오현규의) 득점이 취소된 것이 아쉽다. 그것이 들어갔다면 3번째 골이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골 취소 이후 선수들이 쫓겼다. 그것을 제외하고 모두 좋은 게임을 해줬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처럼 한국은 세트피스 장면에서 아쉽게 2골을 내줬으나 전체적인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황인범을 중심으로 한 미드필더와 공격진이 빠른 템포의 경기를 펼친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황인범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손흥민, 황의조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3.3.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우린 세계 최고 수준의 템포를 구사하고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계속 시도해야 한다"며 "결과는 뒤졌지만 분명 우리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콜롬비아전의 전반전 그리고 오늘 70분 동안 남미 강호 두 팀을 상대로 빠른 템포로 멋진 경기를 해줬다"고 칭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동점골을 넣은 황인범을 향해 엄지를 세웠다. 황인범은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함께 공수 조율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는 "(우리의) 빠른 템포를 위해서는 황인범이 필요하다"며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봤지만 함께 해보니 역시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패스 길목을 찾는 능력이 탁월하다. 덕분에 빠른 템포를 경기를 도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아주 중요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인범과 함께 이날 선발로 들어간 이강인(마요르카)의 활약도 빛났다. 측면 날개 미드필더로 나온 이강인은 우루과이 측면을 공략하며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너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상대가 이강인을 막기 위해서는 파울 밖에 할 수 없었다. 이강인의 성장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오프사이드로 취소됐지만 골망을 한 차례 흔들었던 막내 오현규(셀틱)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현규는 정말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면서 "굉장히 골에 대한 배고픔이 크다. 이 선수가 앞으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반면 공격에 비해 수비는 다소 아쉬웠다. 실점 장면 모두 순간적인 집중력이 떨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진의 부진을 애써 감쌌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려스럽다는 표현은 다소 과하다"며 "오늘 세트피스로 2골을 내줬지만 이 또한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데리코) 발베르데에게 전반 한 차례 유효슈팅과 후반 프리킥 외에는 크게 위협적인 장면이 별로 없었다. 김민재 등 수비라인이 전체적으로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인 클린스만 감독은 아쉬웠던 공격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클린스만 감독은 "열 흘 동안 조규성(전북), 오현규, 황의조(서울) 등 3명 모두 함께 하면서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다"라며 "어떠한 포메이션을 쓰는지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질 것이다. 오늘 경기는 원톱이 190㎝ 이상의 센터백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공격수들이 어떻게 호흡하는지, 어떠한 연계 플레이를 펼치는 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그들이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지난 2경기는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