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무1패, 그래도 벤투호는 '본선'에서 '우리 경기'를 하고 있다

'1무1패' 한국, 포르투갈전 이겨야 16강 희망
우리가 준비한 계획대로 2경기 치러

황인범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경기 결과는 한국의 2대3 석패. 2022.11.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알라이얀(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승리를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아쉬움 속에서도 고무적인 것은 벤투호가 월드컵 본선에서도 '우리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3으로 아쉽게 졌다. 앞서 1차전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1무1패(승점 1)가 됐다.

성적만 보면 분명 아쉬움이 있다. 조 3위로 처진 한국은 강호 포르투갈(2승·승점 6)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서 무조건 이겨야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는 처지다.

물론 월드컵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는 성적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 다음 기회도 없다. 그럼에도 의미 있는 것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이라는 큰 무대에서 매 경기마다 우리가 하고 싶었던, 그리고 우리가 준비했던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2경기 모두 짧은 패스를 앞세운 '빌드업 축구'로 경기를 주도했다. 중원을 거쳐 측면으로 이어지는 특유의 공격 전개도 자주 구현됐다. 경기를 지배하는 능동적인 경기였다.

단순히 점유율을 따지는 것은 아니다. 점유율을 높인 뒤 그 안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매커니즘'은 한국이 지난 4년 동안 준비했던 핵심 전략이었는데, 그것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힘을 갖췄다는 것이 포인트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손흥민과 이강인, 정우영이 프리킥 준비를 하고 있다. 2022.11.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실제로 우루과이와의 1차전 전반에는 '상대가 왜 이리 소극적이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골을 얻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충분히 해 볼만 하다고 느껴졌던 이유 역시 한국이 준비한 계획대로 경기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능동적이지 못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팀을 만나야 했기에 상대에 맞춰 경기를 준비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다보니 결과와 상관없이 그 안에 우리의 경기는 없었고 끌려 다닐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카타르 대회에선 다르다. 벤투호는 적어도 준비해왔던 구상과 전략을 앞세워 한국만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상대가 아주 강한 팀이고, 그 무대가 월드컵임에도 두려움이 없다.

일본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아사다 마사키 기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팀들이 이번 대회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각자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전략을 잘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과거 아시아 팀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전력에서 밀린다고 생각해 아예 수비만 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는 역습으로 승부를 보는 비슷하고 단순한 패턴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다르다. 각 팀마다 자신들만의 무기들을 준비해 경기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강팀들을 상대로 잠그면서 버티는 팀이 아니다. 빌드업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앞세워 준비했던 것을 마음껏 펼치고 그 안에서 승부를 보는 팀이 됐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직 벤투호는 승리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 안에 '우리의 경기'는 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조규성이 동점골을 성공시킨뒤 환호하고 있다. 2022.11.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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