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직 끝난 것 아니기에…벤투호, 포르투갈전에 모든 것을 걸어라
가나전 석패로 1무1패 벼랑 끝으로 몰려
12월3일 0시 최강 포르투갈 상대 최종전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최종 3차전 승리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한국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가나와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3으로 아쉽게 졌다.
1무1패(승점 1)가 된 한국은 오는 12월3일 오전 0시에 펼쳐지는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만약 한국이 포르투갈에 비기거나 패한다면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노렸던 조별리그 통과는 무산된다.
쉬운 미션은 아니다. 한국이 무조건 꺾어야 하는 포르투갈은 H조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강호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적)가 건재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강호 맨체스터 시티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 수비수 주앙 칸셀루와 후벵 디아스가 포진해 있으며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선수로 꼽힌 하파엘 레앙(AC밀란)이 버티고 있다.
요소요소에 너무도 뛰어난 톱클래스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는, 자타공인 강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위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상적으로 맞붙어도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데, 한국은 큰 악재도 있다.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전 벤치에 앉을 수 없다. 리더 없이 전쟁에 나서야하는 입장이다.
벤투 감독은 가나와의 경기 막판 추가 시간을 주지 않고 경기를 마친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를 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전 때 관중석에서 무선을 통해 선수단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수비의 핵' 김민재(나폴리)의 경기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종아리에 통증을 호소했던 김민재는 가나전 경기 막판 교체 아웃됐다. 만약 포르투갈전에서도 몸상태에 문제가 있다면 큰 타격이다.
아무래도 포르투갈의 우세를 점치는 게 상식적인 매치업이다. 하지만 지금은 포기할 단계도 아니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앞선 2경기의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18년 부임한 벤투 감독과 함께 4년을 움직인 대표팀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껏 대부분의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은 소극적인 운영으로 상대팀에 끌려가다 스스로 무너지던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한 전방 압박과 함께 높은 공점유율을 가져가면서 능동적으로 경기를 운영, 상대팀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특히 가나전 후반전에 보여준 공격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빠른 발을 갖고 있는 가나의 측면을 공략해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쳤다. 우루과이전에서 단 1개의 유효슈팅도 하지 못했던 한국은 가나전 득점으로 공격에 숨통을 텄다.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 20년 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사상 처음으로 상대, 박지성 SBS 해설위원의 골로 1-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승리와 함께 조 1위를 차지했고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또 포르투갈 출신인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상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실제로 가나전 이후 세르지우 코스타 대표팀 수석코치는 "(포르투갈전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영혼까지 갈아 넣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상황은 어려워졌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축구공은 둥글다고 했고, 이번 대회만해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꺾고 일본이 독일을 잡는 이변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도 그 길을 갈 수 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역시 "마지막 경기가 남았는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부터 잘 준비하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후회 없도록,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다 쏟아내야한다.
dyk06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