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년 공든 탑이 무너지랴…신뢰 쌓인 '벤투호', 준비는 끝났다
대한민국, 오후 10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
- 안영준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의심은 없다. 내부적으로도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지도하에 지난 4년을 함께 땀흘린 축구대표팀은 꽤 단단해졌다. 전력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팀 전체가 긴 시간 함께한 덕분에 내부적으로 신뢰가 쌓였다는 게 구성원들의 한 목소리다. 이는 중압감이 큰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도 쫓기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
벤투호는 24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FIFA 랭킹 14위에 올라 있는 우루과이는 분명 쉽지 않은 상대다. 특히 루카스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와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등 스타들이 버틴 중원은 이번 월드컵에 나선 팀 중 최고라는 평가도 받는다.
선수 개개인만 비교하면 우루과이의 우위를 점치는 게 상식적이다. 하지만 한국도 팀으로서의 힘은 나쁘지 않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종료된 직후인 9월 벤투 감독이 부임, 이번 월드컵까지 4년의 시간을 통째로 준비했다. 이런 긴 시간 쌓은 탑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다.
중간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뚝심'으로 빌드업 축구를 완성시켰고, 아시아 최종예선을 7승2무1패(승점 23)의 좋은 성적으로 통과하는 등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덕분에 구성원들의 만족도와 신뢰는 높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벤투호는 '내부 결속력'이 강하다.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를 전적으로 믿고 따른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표팀 최고참 김태환(울산) 역시 "4년 동안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며 팀을 만들었기에 자신감이 있다.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선수 폭에 변화가 많지 않았기에 팀 전체가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훈련장에서 지켜본 팀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4년의 시간을 녹여 할 수 있는 것을 다 준비한 만큼, 이제는 마음껏 펼쳐보겠다는 분위기다.
예전에는 스스로 쫓겼고, 불안감에 상대와 제대로 겨뤄보지도 못한 채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허다했다.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적어도 '준비할 것은 다 준비했다'는 확신이 있다. 그 확신은 곧 자신감이다.
두 번째 월드컵을 앞둔 정우영(알사드)는 우루과이전 프리매치 기자회견에서 "지난 월드컵은 쫓기듯이 치렀다"고 고백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는 4년을 준비하면서 팀으로서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당연히 긴장감은 있지만, 지금 선수들이 갖고 있는 감정에 의구심은 없다. 대신 안정감과 자신감에 차 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건 그만큼 스스로를 믿고 있고, 믿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 잘 준비된 데서 기인한다.
일단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으니, 지금 벤투호는 쫓기지 않는다. 불안하지 않다. 적어도 스스로 흔들일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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