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50] 돌아보면 꼭 있었던 잔혹사, 부상 이탈을 경계하라
1998 황선홍, 2006 이동국 등 부상으로 낙마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부상을 피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때다.
한 축구인은 "월드컵은 신이 허락하는 선수만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그렇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꿈의 무대'에 나가기 위해선 단순히 실력만 좋아선 안 된다. 월드컵이 열리는 시기에 최고의 컨디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당연히 부상이 있어선 안 된다. 이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특히 부상은 아무리 관리를 잘 해도 예고 없이 찾아와 더욱 무섭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월드컵을 앞둔 결정적 순간 부상에 울었던 비운의 스타들이 많았다. 이는 해당 선수뿐 아니라 한국 대표팀 전체에도 크나큰 악재였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는 출정식 겸 열린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간판 골잡이' 황선홍이 다쳤다.
황선홍은 상대 골키퍼와 강하게 충돌한 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며 쓰러졌고, 결국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나와야만 했다. 어떻게든 뛰기 위해 진통제까지 맞으며 프랑스에 따라갔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시 딕 아드보가트 감독의 공격 전술 구성 핵심이었던 이동국은 월드컵을 두 달 앞뒀던 4월 리그 경기 중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딱 이 시기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직전 대회였던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유독 많은 선수들이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부상으로 눈물을 삼켰던 김진수를 포함해 김민재, 권창훈, 염기훈 등 신태용 감독의 플랜A 핵심 자원들이 전장에 나가보지도 못했다. 결국 한국은 4년 중 빛나야 순간을 부랴부랴 급한 불을 끄는 데 썼다.
이번 대회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각국의 슈퍼스타들이 하나둘 부상에 쓰러지고 있다. 프랑스의 폴 포그바는 어떻게든 월드컵에 나서기 위해 수술도 포기하고 재활에 매달렸지만 결국 출전이 어려워졌다. 한국의 H조 조별리그 상대인 우루과이의 로날드 아라우호도 부상으로 쓰러져 참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 대표팀에서도 황의조가 허리 부상, 이재성이 발목 부상을 당하는 등 몇몇은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최초로 11월에 개막, 컨디션 관리와 리듬 조절이 더욱 중요한 대회로 꼽힌다.
전과 달리 한 시즌 내내 쉼 없이 달린 뒤 곧바로 월드컵에 나서야 하는 K리거들 역시 부상 방지에 각별한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최근 체력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던 김진수는 "두 차례의 월드컵을 부상으로 못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밝히며 "부상 없이 월드컵에 나가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름 내내 재활에 매달렸지만 다시 경미한 부상을 당한 이재성 역시 "이 시기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각자 소속 팀에 돌아가서도 개개인이 월드컵을 우선순위에 두고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부상은 꼭 이럴 때, 목표가 눈앞에 보일 때 찾아온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다치면 회복할 시간도 없을 만큼 개막이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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