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톱'과 더블 볼란치…벤투호는 '월드컵 모드'에 돌입했다
'본선 약체' 현실 감안…안정 방점 찍은 배치 선택
최전방 손흥민에게 자유 부여 등 극대화 방안 고민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약체로 분류된다. 아시아에서는 최상급 레벨이나 본선 무대는 다르다.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이에 파울루 벤투 감독은 수비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확실한 무기인 손흥민(토트넘)의 파괴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전 2-2 무승부를 포함, 한국은 사실상 최정예로 소집할 수 있는 9월 A매치 기간을 1승1무로 마무리했다.
이번 일정을 앞두고 벤투 감독은 "이번 2경기에선 다른 것을 시도할 생각이다. (훈련을 통해) 지켜보고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고 예고했는데, 변화는 카메룬전에서 나타났다.
벤투 감독은 카메룬전에서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손준호(산둥)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 중원과 후방에 안정감을 부여했다. 그리고 전방에 활동량과 수비력이 좋은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투입해 강한 압박을 가하도록 준비했다.
공격에서는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했다. 그 뒤에 많이 흔들면서 동시에 순간적인 침투가 빼어난 정우영을 배치해 속도를 높였다. 그동안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을 두고, 손흥민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용했던 공격적 경기 운영과는 다른 형태다.
카메룬전과 같은 전형은 지난 6월 칠레전(2-0 승)에서도 1번 실험해 본 적이 있다. 당시에도 한국은 칠레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르게 역습을 시도해 황희찬의 선제 결승골을 만들어내며 승리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는 월드컵 무대를 생각하면 바람직하고 자연스럽다. 세계 무대에서는 약체로 분류되는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 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비에 집중하고,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리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4년 전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제압한 기억이 있다.
포메이션만 변화를 준 것이 아니다. 벤투호는 그동안 아시아 무대에서는 공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후방에서부터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반면 카메룬을 상대로 한국은 간헐적으로 상대 수비의 뒤공간을 노리는 롱패스도 시도하는 등 공 점유보다 빠른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정우영은 경기가 끝난 뒤 "감독님께서 압박에 대한 주문을 하셨다. 또한 (손)흥민이 형이 밑으로 내려올 경우 상대의 뒤공간을 집중적으로 노리라고 말씀하셔서 이를 수행하려고 했다"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설명했다.
물론 새로운 전술이 자리잡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주축 수비수 김민재(나폴리) 역시 "투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로 치르는 경기가 익숙지 않아서 선수들끼리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아쉬웠던 점을 해결해나가야 한다"며 남은 시간 전술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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