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순간 힘 못 쓰는 토트넘…'스퍼시하다' 신조어까지 등장

BBC 보도…"좋은 경기력에도 결과 못 내"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좋은 경기력에 비해 결과를 내는 힘이 부족한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를 향해 팬들이 '스퍼시(Spursy)하다'는 자조 섞인 단어까지 만들었다.

영국 매체 BBC는 3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팬들이 자신들의 축구를 '스퍼시하다'는 단어로 부르고 있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딱 맞는 표현이라고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스럽다'로 직역되는 '스퍼시'는 "승리의 문턱에서 무승부나 패배를 겪는 특징과 그로 인한 팬들의 좌절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의 이번 시즌 경기력은 나쁘지 않다. 13경서 28골을 터뜨려, EPL 20개 팀 중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일 만큼 공격력도 좋다.

아울러 3-0으로 이기고 있어도 공격, 한 명이 퇴장당해 수적 열세를 안아도 공격을 외치는 등 물러서지 않는 축구로 팬들을 열광시킨다.

다만 결과는 경기력에 비해 초라하다.

다 잡는 듯했던 경기를 비기거나 패하는 등 승점 관리가 부족해 6승2무5패(승점 20)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아쉬워하는 토트넘 선수들ⓒ AFP=뉴스1

BBC는 "토트넘은 맨시티를 4-0으로 잡기도 했지만, AS로마(이탈리아)를 상대로 후반 45분까지 앞섰던 리드를 지키지 못하거나 '10명'의 풀럼을 상대로 비기는 등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지난 한 주 동안 스퍼시했다"고 소개했다.

토트넘 팬들 입에서만 오르내렸던 '스퍼시하다'는 표현은 이제 영국 축구계에서 토트넘의 한계를 꼬집는 대표적 단어로 자리잡았다.

다수의 토트넘 팬들은 자신의 팀이 스퍼시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출하며, 좀 더 실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토트넘 팬 앨리슨 스피치리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는 위험과 보상이 공존하는 경기다. 때로는 보상이 따라주지만, 위험할 때도 많다"면서 "축구에서는 계획이 통하지 않을 때 새롭게 대응하는 유연성도 있어야 한다. 늘 공격하는 팀을 보며 처음엔 환호했지만 요즘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집'에 좌절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확실한 팀 컬러를 갖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것을 지지하는 팬도 있다.

크리스 파우로스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덕분에 토트넘은 리그 최고의 엔터테이너가 됐다. 확실한 정체성을 찾는 것은 몇 년 동안 팬들이 간절히 원했던 요구사항이었다"고 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