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조롱에 손가락 6개로 대응한 과르디올라 "상상도 못한 일"
맨시티, 리버풀전 완패로 공식 대회 1무 6패 부진
"현실 자각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아침에 당신은 경질될 거다."
리버풀 팬들의 야유와 조롱이 쏟아지자,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가락 여섯 개를 펴고 대응했다. 2016년 여름 맨시티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여섯 차례 차지했다는 자부심을 표현한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4-25 EPL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에 0-2로 완패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지난 10월 1-2로 졌던 토트넘 홋스퍼와 리그컵 16강전부터 공식 대회 7경기째 무승(1무 6패)의 수렁에 빠졌다.
맨시티는 이 기간 EPL 4패, 리그컵 1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무 1패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무승부를 거뒀던 UCL 페예노르트전에서도 3-0의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30분 이후 3골을 허용했다.
이날 맨시티는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했다. 수비는 상대의 강한 압박에 크게 흔들려 여러 차례 실수를 범했고, 공격 역시 전반 39분에서야 첫 슈팅을 기록하는 등 답답했다. 유일한 골 찬스였던 후반 38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도 케빈 더브라위너의 슈팅이 무위에 그쳤다.
경기 막판에 승리를 확신한 리버풀 팬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해 조롱과 야유를 퍼부었다. 발끈한 과르디올라 감독이 관중석을 향해 손가락 여섯 개를 펴며 응수했다.
맨시티는 2017-18시즌부터 2023-24시즌까지 일곱 번의 시즌 동안 여섯 번 정상에 올랐다. 우승하지 못한 2019-20시즌에는 리버풀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안필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난 괜찮다. 이 또한 경기의 일부이고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진 탈출을 위해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 이제 '리셋'하고 0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서부터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혹자는 망상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나는 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맨시티의 다음 경기는 5일 오전 4시 30분 열리는 노팅엄 포레스트와 홈 경기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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