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에 인종차별' 벤탄쿠르 징계 항소…"가혹한 제재"

FA, 7경기 출전 정지 징계 부과

토트넘의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항소했다.

토트넘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벤탄쿠르에 대한 FA의 출전 금지 기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면서 "징계 절차는 받아들이지만 그에 따른 제제가 가혹하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벤탄쿠르는 잉글랜드 내 경기 출전이 금지된다. 구단은 해당 기간 이와 관련해 추가 언급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FA는 지난 18일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 6월 벤탄쿠르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결과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국가대표로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자국 방송에 출연했다가 실언했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갖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과 그의 사촌은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뉘앙스의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이는 '눈 찢기'와 함께 동양인을 향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손흥민도 "벤탄쿠르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며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며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이어 손흥민은 지난 9월 카라바흐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벤탄쿠르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 우리는 형제"라면서 "우리는 모두 인간이고, 누구나 실수한다"고 다시 한번 팀 동료를 감쌌다.

하지만 FA는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 징계 절차에 돌입해 벤탄쿠르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벤탄쿠르의 징계로 토트넘의 전력 약화는 불가피해졌다. 벤탄쿠르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7차례 선발 출전하는 등 10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 중인 토트넘 핵심 미드필더다.

징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벤탄쿠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경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컵 8강전에 뛸 수 없다.

대신 징계 기간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AS로마(이탈리아)전과 레인저스(스코틀랜드)전에는 나설 수 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