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의 변명 "진행자 실수를 받아쳤을 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손흥민(32)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27·우루과이)가 "진행자의 실수를 유쾌하게 받아쳤을 뿐"이라고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국가대표로 발탁,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자국 방송에 출연했다가 실언했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갖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과 그의 사촌은 똑같이 생겼다"고 황당한 말을 남겼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뉘앙스의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이는 '눈 찢기'와 함께 동양인을 향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벤탄쿠르는 이후 FA의 조사를 받으면서 궁색한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벤탄쿠르는 "당시 방송 진행자가 먼저 손흥민을 한국인이라고 일반화해 지칭했고, 그 발언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 위해 한국인은 다 똑같다는 반어적 표현으로 점잖게 꾸짖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진행자가 앞서서는 손흥민이라는 정확한 이름을 밝힌 적이 있기에, 명백히 의도된 무시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억울함을 주장한 벤탄쿠르는 그럼에도 사과문을 올렸던 이유에 대해서는 "발언 자체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잘못 편집된 인터뷰로 피해를 본 손흥민에게만 사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탄쿠르의 반박에도 FA는 단호했다. FA는 성명을 통해 "벤탄쿠르, 토트넘, 손흥민의 주장과 당시 영상을 모두 확인했다. 맥락을 고려하더라도 해당 표현은 학대적이고 모욕적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FA가 내린 이번 징계는 잉글랜드 리그 주관 경기에 한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벤탄쿠르는 오는 24일 열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부터 출전할 수 없다. 벤탄쿠르가 징계로 못 뛰는 경기는 EPL 6경기와 리그컵(카라바오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등 7경기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AS로마(이탈리아)전과 레인저스(스코틀랜드)전에는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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