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서른둘…손흥민이 자리 비우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3주 결장 후 복귀했다가 다시 결장
최근 5년 부상 9회…햄스트링만 5회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굳건했던 손흥민(32·토트넘)이었는데 점점 자리를 비우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크마르(네덜란드)와의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3차전에 결장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지 한 경기만에 다시 모습을 감춘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카라바흐와의 UEL 1차전을 치르던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돼 나왔다. 이후 페렌츠바로시와의 2차전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브라이튼전에도 연속 결장하며 약 3주 동안 자리를 비웠다.
또한 이 기간 열린 A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2연전 소집에서도 제외, 2022년 이후 2년 8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런던에서 재활에만 집중했던 손흥민은 지난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에 출전해 골까지 기록, 성공적으로 복귀한 듯했다.
하지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알크마르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다시 통증을 호소했다며 엔트리에서 뺐다.
토트넘과 국가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인 손흥민은 2021-22시즌 EPL 득점왕을 포함, 최고의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래서 최근 잦은 부상과 그에 따른 컨디션 난조는 낯설다.
손흥민의 부상 빈도는 확실히 높아졌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손흥민의 부상 기록은 총 5회다. 하지만 최근 5년인 2020년부터 2024년까지는 9차례나 부상을 입었다. 팔이 부러지는 부상과 안면 골절 등 상대의 가격으로 생긴 부상도 있었지만, 햄스트링 부상이 5회나 반복됐다는 것이 조심스럽다.
부상 횟수 뿐 아니라 회복의 추이도 우려스럽다. 과거 손흥민은 부상을 당해도 예상보다 복귀시기를 앞당겨 출전, 변함없는 활약으로 건재함을 과시해 '철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재활과 휴식에만 집중한 뒤 복귀했음에도 한 경기만에 다시 물러났다. 정황상 큰 부상이 재발했다기보다는 휴식 차원이겠으나, 이전과 비교하면 회복세가 다른 건 사실이다.
손흥민은 스피드를 활용한 스프린터 유형의 공격수다. 근력을 순간적으로 폭발시켜 힘을 낸다. 그래서 부상이 잦거나 나이가 많아지면 이전의 기량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1992년생으로 어느덧 32세다. 역사의 모든 레전드들도 그랬듯, 어쩔 수 없이 나이가 차면 전성기 때의 퍼포먼스와는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언제나 빠르고, 위협적이며, 기대를 충족했던 손흥민이지만 그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 스스로도 정점에서 내려오는 길 앞에 서 있음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웨스트햄전을 마친 후 "슬프게도 난 이제 32살이다. 지나간 경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앞으로 남은 모든 경기가 커리어 마지막인 것처럼 뛰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코멘트를 했다. 팬들도 최고점에서 조금씩 내려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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