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도록 형편 없는 성적"…영국 매체도 '엔제볼' 토트넘 강력 비난

점유율 높지만 실속 없어…개막 4경기서 1승 3패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새 시즌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를 향해 현지 매체가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토트넘은 2024-25 EPL 4라운드까지 1승3패(승점 3)를 기록, 20개 팀 중 13위까지 처져 있다. 4라운드에선 안방서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에 졌고, EFL컵 3라운드에선 2부리그 팀 코번트리에 종료 직전까지 0-1로 밀리다 2-1로 간신히 역전했다.

지난 시즌부터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로 출항한 토트넘은 라인을 바짝 올린 뒤 공 소유를 즐기며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 이른바 '엔제볼'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결과가 좀처럼 따르지 않는다.

초반에는 좋았다. 지난 시즌 개막 후 10경기에선 8승2무 무패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실속을 챙기지 못하면서 20승6무12패(승점 66), 시작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시즌에도 토트넘은 1라운드 레스터전 70.5%, 2라운드 에버턴전 70.5%, 3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65.7%, 4라운드 아스널전 63.7%, EFL컵 코번트리전 70.1%로 매 경기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하지만, 결과가 따르지 않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과를 내지 못하는 토트넘 선수들 ⓒ 로이터=뉴스1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19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들의 팀이 현재 1승3패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거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지금의 순위표는 결과에 기반한 지극히 공정한 수치"라며 결과를 얻지 못하는 토트넘을 냉정하게 꼬집었다.

이어 "'엔제볼' 토트넘은 10경기에서 승점 26점을 땄던 지난 시즌 부임 초반이 좋았다. 하지만 이후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치른 EPL 32경기에서는 승점 44점밖에 얻지 못했다. 이는 중하위권보다도 못한 성적이자 놀랍도록 형편없는 성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매체는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는 부진이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이며, 점점 나아지는 게 아니라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과 전략이 이미 다 읽힌 것을 부진의 이유로 꼽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초반에는 토트넘의 신선한 경기 방식이 통했다. 하지만 EPL 팀들은 토트넘의 실수를 유발하는 대처법을 곧바로 연구했다. 그래서 후반기부터는 토트넘에 당하는 팀이 많지 않았다"면서 "토트넘의 특성에 맞춰 전술을 짜오는 팀은 대부분 토트넘을 괴롭힐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토트넘이 지난 시즌 한 번 붙었던 팀과 다시 만났던 후반기에는 유독 부진했던 점과, 이미 패가 드러난 이번 시즌 초반부터 부진하는 모습이 그 이유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왼쪽) ⓒ AFP=뉴스1

심지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점유율을 높이고 라인을 올리는 현재의 전략을 좀처럼 바꾸지 않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를 잘하고도 매번 한 번의 실점 때문에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배워나가고 있고, 점점 경기력에 걸맞은 승점을 챙기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2년 동안 세트피스로만 18골을 실점, 이 부문 최다 실점 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선 "세트피스에서의 실점은 대비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해 현지에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토트넘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손흥민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손흥민을 포함한 공격수들이 득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큰 문제다. 아스널전을 마친 뒤 일부 홈 팬들이 손흥민을 선발에서 빼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면서 라인업 구성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위기의 토트넘은 21일 오후 11시 브랜트포드와의 2024-25 5라운드 홈 경기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