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이빨' 수아레스, 대표팀 은퇴 경기서 골대 불운…"이제는 팬"
2026 월드컵 남미 예선 파라과이전서 풀타임 침묵
A매치 143경기 69골 기록…2010 월드컵 4강 견인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우루과이 출신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37·인터 마이애미)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했다. 대표팀 은퇴 경기에서 고별 득점을 노렸는데, 골대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다.
수아레스는 7일(한국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에스타디오 센테나리오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파라과이와 7차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 풀타임을 뛰었다.
이 경기는 수아레스의 143번째이자 마지막 A매치였는데, 그는 고별 득점으로 팀에 승리를 안기겠다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우루과이는 공 점유율 65%를 기록하고도 파라과이의 수비를 뚫지 못해 0-0으로 비겼다. 승점 1을 추가한 우루과이(승점 14)는 전날 칠레를 3-0으로 완파한 남미 예선 선두 아르헨티나(승점 18)와 거리가 벌어졌다.
2024 코파 아메리카 4강전에서 우루과이 선수단의 가족을 위협한 콜롬비아 팬들과 충돌한 다르윈 누녜스 등 5명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이 경기를 뛰지 못해 전력에 손실이 있었다.
여기에 골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전반 19분 파쿤도 펠리스트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공이 한 차례 튀어 오른 걸 수아레스가 하프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수아레스의 A매치 70번째 골이 될 뻔한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그렇게 수아레스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가 무득점 무승부로 종료됐다.
수아레스는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골잡이다.
2007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네 차례(2010·2014·2018·2022년) 월드컵에 참가했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당시 대회 16강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두 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견인했다.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총 4골을 넣어 우루과이의 통산 15번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수아레스는 클럽 무대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는 아약스(네덜란드), 리버풀(잉글랜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등에서 뛰며 수많은 골을 터뜨렸다.
특히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2014-15시즌부터 2016-17시즌까지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와 함께 'MSN' 트리오를 구축하며 최전성기를 누렸다. 2014-15시즌에는 프리메라리가, 코파 델 레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며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수아레스는 각종 기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가나전에서는 골라인을 통과하는 상대의 공을 두 손으로 막아내 퇴장당했다. 가나는 수아레스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우루과이는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승리, 4강에 올랐다.
또한 수아레스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이탈리아전에서 자신을 막던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어 징계받았고, '핵 이빨'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그래도 수아레스는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국가대표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에는 남아공 월드컵 4강에 힘을 모았던 오스카르 타바레스 전 감독, 디에고 포를란이 자리했고 메시는 수아레스의 국가대표 은퇴를 아쉬워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 후에는 수아레스의 은퇴식이 거행됐고, 팬들은 '감사합니다(Gracias) 수아레스'라는 대형 현수막을 들어 전설과 작별을 아쉬워했다.
가족들과 그라운드에 선 수아레스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우루과이는 그 어떤 선수보다 큰 팀이다. 나는 내일부터 우루과이의 팬이 될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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