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호' 리버풀 웃고, '마레스카호' 첼시 울고…새 감독의 명암
콘테호 나폴리, 베로나에 0-3 완패 [해축브리핑]
손흥민보다 어린 휘르첼러 감독도 첫승 신고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사령탑을 바꾸고 호기롭게 새 출발한 유럽 주요 팀들이 첫 경기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나고 아르네 슬롯 감독이 부임한 리버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서 입스위치 타운에 2-0으로 이겼다.
리버풀은 객관적 전력이 한 수 떨어지는 승격팀을 상대로 빠른 공수 전환과 압박을 펼치며 완승했다.
리버풀로선 고무적인 승리다. 리버풀은 올 시즌을 앞두고 8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클롭 감독과 작별하는 큰 변화가 있었다. 클롭 감독이 단순한 성과에 더해 리버풀에 철학과 팀 스피릿을 심어놓고 갔기에, 새로운 감독과 함께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다.
'슬롯호' 리버풀은 이전 팀의 강점인 강한 압박의 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속도를 더 높이는 축구를 선보이며 결과까지 잡았다. 더해 최근 기량이 꺾였다는 평가를 받던 모하메드 살라도 반등했고, 도미니크 소보슬라이와 디오고 조타의 시너지도 끌어냈다.
이제 막 첫 경기를 치렀기에 갈 길은 멀지만 일단 출발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새 수장으로 맞이한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도 상쾌한 출발을 했다.
마르세유는 18일 브레스트와의 리그1 개막전에서 5-1 대승을 거뒀다. 새롭게 데려온 메이슨 그린우드가 멀티골을 터뜨리고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중원에서 펄펄 날았다.
브라이튼(잉글랜드), 사수올로(이탈리아),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등 주로 중소 클럽만 맡았던 제르비 감독이 마르세유라는 빅클럽에서도 그 기량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는데, 시작부터 대박이 났다.
제르비 감독을 떠나보내고 파비안 휘르첼러 감독을 데려온 브라이튼 역시 첫 경기서 만만치 않은 팀 에버턴을 3-0으로 완파했다.
휘르첼러 감독은 1993년생으로,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1992년생 공격수 손흥민보다도 어린 감독이다.
반면 새 감독 아래에서 불안한 출발을 한 팀도 있다. 첼시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1년 만에 결별하고 엔조 마레스카 감독을 선임했으나, 19일 EPL 개막전서 맨체스터 시티에 0-2로 졌다.
첼시는 이번 여름 1억8500만파운드(약 3200억원)를 투자해 11명의 선수를 영입, 마레스카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는데 아직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영국 매체 BBC는 "마레스카 감독은 의욕적이었지만 아직은 힘이 분산된 느낌이었다"면서 "11명의 새로운 선수와 새 감독의 조합이라면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나폴리(이탈리아)에 새 둥지를 튼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출발도 좋지 못했다. 나폴리는 세리에A 개막전서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엘라스 베로나에 0-3으로 완패했다.
2021년까지 인터 밀란(이탈리아) 지휘봉을 잡았던 콘테 감독은 3년 만에 치른 이탈리아 무대 복귀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민재가 활약했던 2022-23시즌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던 나폴리는 지난 시즌에는 10위까지 추락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무너진 우승팀 재건의 임무를 맡은 콘테 감독은 "이번 패배는 모두 내 잘못"이라면서 "나폴리가 다시 2년 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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