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빈민촌서 목욕시켜 준 그 아기…야말, 유로2024 영웅됐다
16세 362일, 유로 최연소 골로 프랑스 격파 선봉
결승 진출 스페인, 야말과 12년 만에 정상 도전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스페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4 결승에 진출, 12년 만에 정상을 도전한다. 스페인 결승행의 중심에는 만 16세 소년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 있다.
야말은 1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뮌헨 풋볼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 2024 4강에서 동점골을 넣어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무적함대' 스페인 대표팀의 주전 윙어 자리를 꿰찬 야말은 프랑스와의 중요한 준결승에서도 선발로 출전했다. 그리고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값진 동점 골을 넣 흐름을 스페인 쪽으로 가져왔다.
야말은 전반 21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중앙 쪽으로 이동하다 수비를 앞에 두고 감각적인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 프랑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득점으로 야말은 유로 대회 역사를 새로 썼다. 준결승이 열리던 날에 16세 362일이던 야말은 지난 2004년 요한 볼란테(스위스‧18세 141일)가 갖고 있던 대회 최연소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야말의 골로 기세를 높인 스페인은 4분 뒤 다니 올모의 역전 골로 승리, 우승을 차지했던 유로 2012 이후 12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야말은 '최연소' 부문과 관련해 계속 새로운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야말은 지난달 16일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유로 최연소 출전(16세 338일)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해당 경기에서 그는 다니 카르바할(스페인)의 쐐기 골을 도우면서 유로 최연소 공격 포인트도 기록했다.
만 16세에 불과한 샛별의 활약 앞에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토니 크로스(독일),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등 유럽을 호령하던 스타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공교롭게도 야말이 집으로 보낸 선수들이 모두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기에 그의 소속팀 바르셀로나 팬들의 기쁨은 더욱 배가 됐다.
야말은 바르셀로나 구단에 아주 특별한 존재다. 모로코인 아버지와 적도 기니 출신 어머니를 둔 야말은 바르셀로나의 로카폰다에서 태어나 자랐다. 로카폰다는 이민을 온 노동자들이 거주, 바르셀로나에서도 빈곤한 마을로 꼽히는 곳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야말은 축구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고 비범한 재주를 표출, 만 7세 때 바르셀로나 구단의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유소년팀에서 월등한 기량을 보인 야말은 2022-23시즌 바르셀로나 1군 팀으로 부름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레알 베티스전에 교체 투입되면서 최연소(15세 290일) 라리가 데뷔라는 기록을 썼다. 2023-24시즌에는 본격적으로 1군에서 생활, 모든 대회를 통틀어 50경기에 출전해 7골 7도움을 작성했다.
바르셀로나에서 기량을 입증한 야말은 스페인 대표팀에도 발탁돼 지난해 9월 조지아와의 유로 2024 예선에서 데뷔전을 치르며 골까지 넣었다. 스페인 국가대표 역대 최연소 출전과 득점(16세57일)이다.
야말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그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의 인연도 화제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지난 2007년 유니세프 자선 행사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사진을 촬영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아기 야말'을 목욕시킨 우연이 있었다.
어린 시절 메시와 특별한 시간을 나눈 야말은 메시처럼 위협적인 왼발과 드리블 능력을 자랑,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야말은 자신을 향한 관심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팀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결승에 진출한 사실이 기쁘다. 엄마도 스페인과 나의 결승 진출을 꿈꿨는데, 준결승전에서 골까지 넣으며 결승에 올라 행복하다"며 겸손한 소감을 피력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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