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설의 아들' 웨아, 코파아메리카서 상대 뒤통수 가격해 퇴장(종합)

미국 대표로 파나마전 출전해 18분 만에 레드카드
온라인상 인종차별 공격 받아 논란

미국 대표팀 공격수 티머시 웨아가 28일(한국시간)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파나마전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축구 전설' 조지 웨아의 아들인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티머시 웨아(24·유벤투스)가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 미국은 웨아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였고, 결국 파나마(FIFA 랭킹 43위)에 1-2로 덜미를 잡혔다.

웨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나마와 2024 코파 아메리카 C조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18분 만에 퇴장당했다.

퇴장 사유가 어처구니 없었다. 웨아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파나마 수비수 로데릭 밀러와 경합하다가 상대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웨아의 폭행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고,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웨아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10명으로 싸운 미국은 11명이 뛴 파나마에 두 골을 내주며 1-2로 졌다.

미국은 나란히 1승 1패(승점 3)를 기록한 파나마(승점 3)에 골 득실(미국 +1·파나마 -1)로 앞서 조 2위를 유지했지만,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미국이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우루과이(2승·승점 6)에 비기거나 패하고, 파나마가 2패를 당한 볼리비아를 잡으면 조 2위가 바뀌게 된다. 코파 아메리카는 각 조 1, 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그레그 버홀터 미국 감독은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웨아의 퇴장이었다. 그 뒤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실수를 범한) 웨아는 선수단에 사과했다"고 전했다.

웨아는 팀 패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그는 "오늘 나는 팀과 국가를 실망하게 했다"며 "한순간의 분노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팀 동료, 감독, 가족, 팬들에게 사과한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또 배웠다. 상대가 나를 자극하지 않도록 하고, 팀과 서포터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웨아는 라이베리아 출신의 전설적 축구 선수 조지 웨아의 장남이다. 아버지 조지 웨아는 '라이베리아의 왕'이라 불렸던 대스타로 1995년 아프리카 대륙 출신 최초로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다. 은퇴 후에는 정치에 몸을 담아 2018년 제25대 라이베리아 대통령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조지 웨아와 자메이카 출신 미국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웨아는 어머니의 국적을 택했고, 2018년부터 미국 대표팀에서 활동하는 중이다.

한편 웨아를 포함한 미국 대표팀이 파나마에 패하자, 온라인상에서는 이들을 향한 인종차별 공격이 펼쳐져 논란이 됐다.

미국축구연맹(USSF)은 "우리는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런 증오스럽고 차별적인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는 우리가 지지하는 존중과 포용의 가치에 어긋난다"며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회를 주관하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도 SNS를 통해 인종차별 공격을 펼치는 이들을 규탄하면서 "우리는 인종차별 근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