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부족한 토트넘…손흥민의 UCL 꿈, 사실상 또 무산[해축브리핑]

3경기 남은 토트넘, 4위 애스턴 빌라에 7점차
최근 4연패 당해 4위 싸움에서 완전히 밀려나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토트넘은 6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18승6무11패(승점 60)로 2023-24 EPL 5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EPL은 4위 팀까지 다음 시즌 UCL 출전권이 주어진다. 리그 종료까지 3경기를 남긴 토트넘은 2경기를 남긴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7)에 승점 7점 뒤졌다.

산술적으로는 4위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아주 희박하다. 토트넘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애스턴 빌라가 2경기를 다 져야한다.

토트넘이 3승 대신 2승1무만 해도 어렵다. 애스턴 빌라가 2패하면 두 팀의 승점이 67로 같아지는데, 토트넘의 득실차(+11)보다 애스턴 빌라의 득실차(+20)가 9골 많다.

토트넘은 11일 오후 11시 번리, 15일 오전 4시 맨시티, 19일 밤 12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애스턴 빌라는 14일 오전 4시 리버풀, 19일 밤 12시 크리스털 팰리스와 각각 붙는다.

애스턴 빌라가 1승을 거두는 순간 토트넘의 UCL 도전은 곧바로 종료된다.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한 손흥민ⓒ AFP=뉴스1

토트넘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가장 큰 이유는 뒷심 부족이다.

초반만 해도 흐름이 매우 좋았다. 이번 시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토트넘은 개막 후 10라운드까지 8승2무를 기록,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정작 가장 힘을 내야 할 리그 막바지엔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토트넘은 6일 리버풀전까지 최근 4연패를 기록 중이다. 토트넘이 EPL에서 4경기 연속 패한 건 2002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여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다.

4경기서 13골을 실점할 만큼 수비 밸런스가 깨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빠른 공수 전환을 앞세운 공격 축구는 이를 파훼한 상대의 압박에 무기력해졌다.

토트넘이 4연패 기간 상대한 팀은 뉴캐슬, 첼시, 아스널, 리버풀이다. 강팀이기는 하지만 이 4개 팀과 맞붙은 전반기에는 2승1무1패로 선전했다. 심지어 첼시전 1패 역시 2명이 퇴장 당해 9명으로 싸우는 변수 속에 얻은 결과다.

어두운 표정의 손흥민 ⓒ AFP=뉴스1

후반기 들어 이 4개 팀과 맞대결에서 최소 2승만 거뒀다면, 애스턴 빌라와의 4위 싸움은 완전히 다른 양상이 될 수 있었다.

결국 상승세였던 전반기의 에너지 넘치는 팀이 아닌 뒷심이 부족한 팀이 된 게 UCL 출전을 사실상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편 토트넘의 4위 진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절정의 기량을 과시 중인 손흥민 역시 또 UCL을 놓치게 됐다.

손흥민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 몫을 다하며, 팀 내 최다 득점인 17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팀이 8위를 해 이번 시즌 UCL을 놓쳤을 때 "다음 시즌에는 꼭 UCL에 나서는 게 꿈"이라고 밝혔던 바 있는데, 다시 한번 좌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은 2023년 3월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22-23 UCL 16강 2차전을 끝으로 '꿈의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