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골 손흥민 '유럽통산 150호'…토트넘, 리그컵 결승 진출

브렌트포드 2-0으로 제압

손흥민이 쐐기골을 터뜨린 토트넘이 리그컵 결승 무대에 올랐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토트넘이 잉글랜드 풋볼리그컵(이하 카라바오컵) 결승에 진출, 2007-08시즌 이후 다시 트로피 들어 올릴 수 있는 찬스를 잡았다. 손흥민(29)이 필요할 때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면서 승리를 견인했다. 2경기 연속골로 시즌 16호포를 터뜨린 손흥민은 유럽 무대 진출 후 통산 150호골 이정표까지 세우면서 이날의 주인공이 됐다.

토트넘이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브렌트포드(2부리그)와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4강에서 2-0 완승을 거두고 마지막 무대에 올랐다. 토트넘은 7일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또 다른 준결승전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된다.

카라바오컵은 정규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유럽클럽대항전인 유로파리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잉글랜드 FA컵 등에 비하면 비중이 작은 대회다. 일정이 빡빡하게 이어지면 후순위로 밀렸던 무대가 리그컵이다. 하지만 우승컵이 눈에 보이는 4강까지 진출했다면 자세가 달라지는 게 마땅하다.

경기를 하루 앞둔 공식 회견에서 "준결승보다 중요한 경기는 결승 뿐"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던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 콤비를 비롯해 은돔벨레, 호이비에르, 레길론 등 주축 선수들을 총출동시켰다. 그리고 전반 12분 깔끔한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왼쪽 측면에서 레길론이 올린 왼발 크로스가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골문 앞으로 향했고 문전에 있던 무사 시소코가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두 발을 땅에 붙이고도 임팩트 있는 헤딩 슈팅이 가능했을 정도로 크로스가 좋았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토트넘이 먼저 골을 뽑아낸 뒤에는 팽팽한 줄다리기 흐름이 펼쳐졌다. 일단 잘 막으면서 찬스를 모색해야 했던 2부리그 클럽 브렌트포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동안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공방전이 펼쳐졌다. 예년과 달리 홈&어웨이가 아니라 단판 승부라 브렌트포드도 원정경기임에도 승부를 걸어야 했다.

토트넘이 조금 더 많은 찬스를 잡기는 했으나 브렌트포드도 나름 매서운 공격으로 토트넘 수비를 괴롭혔다. 모리뉴 감독의 표정이 잘 펴지지 않았을 정도로 불안한 리드였다. 후반전 초반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지다 크게 요동쳤다.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 손흥민이다.

토트넘이 후반 15분 아주 좋은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손흥민이 논스톱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시도했는데, 반대편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후반 17분 브렌드포드의 코너킥 때 동점골이 나왔으나 골을 넣은 이반 토니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는 VAR 판독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렸다. 리그컵은 4강부터 VAR이 적용된다. 위기를 넘기자 다시 찬스가 찾아왔는데,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후반 25분 토트넘의 역습 찬스에서 손흥민의 장기가 폭발했다. 하프라인을 조금 넘은 위치에서 은돔벨레가 스루패스를 찌를 때 정확한 타이밍에 쇄도하며 공을 받은 손흥민은 스피드를 살리면서 묵직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 브렌트포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득점은 손흥민이 2010-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를 통해 유럽 무대에 발을 내디딘 이후 150번째 득점이라 더 값졌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치며 독일에서 49골을 작성했고 2015년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지난 2일 리즈유나이티드전 득점까지 100골을 추가, 149골을 기록 중이었다. 그리고 이날 1골을 더 추가해 150골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손흥민의 득점과 함께 경기는 토트넘 쪽으로 많이 기울어졌다. 마음 급한 브렌트포드는 후반 38분 조쉬 다실바가 호이비에르에게 거친 태클을 가하다 퇴장까지 당하면서 자멸했다.

이후 토트넘은 남은 시간을 잘 보내면서 2-0 스코어로 경기를 마무리해 결승에 올랐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