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베일 벗은 H조' 벨기에,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조별리그 1차전서 알제리에 2-1 역전승
압박 뚫는데 어려움 겪어…경험 부족도 그대로 노출
교체카드 성공…두터운 선수층 입증

(서울=뉴스1) 주성호 인턴기자 =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벨기에와 알제리전에서 동점골을 터트린 벨기에의 마루앙 펠라이니(왼쪽)과 역전골을 성공시킨 드리스 메르텐스. © AFPBBNews=News1

</figure>한국 대표팀이 속한 H조의 벨기에가 '황금세대'를 앞세워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첫 승을 챙겼다. 하지만 벨기에는 알제리의 두터운 수비벽과 압박에 고전하는 등 약점도 노출했다.

톱시드인 벨기에는 18일(한국시간) 오전 1시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알제리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마크 빌모츠 감독의 벨기에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알제리의 두터운 수비벽에 막혀 좀처럼 공격 활로를 뚫지 못했다. 전반 중반까지 잦은 패스 실수를 범하고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벨기에는 선제골까지 내줬다. 전반 25분에 왼쪽 수비수 얀 베르통헌이 문전으로 쇄도하던 알제리의 소피앙 페굴리를 손으로 잡아 경고를 받고 페널티킥을 내줬다. 페굴리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알제리가 1-0 리드를 잡았다.

벨기에는 전반 20분과 34분에 나온 악셀 비첼의 기습적인 중거리슛 외에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에이스' 에당 아자르도 알제리 우측 수비 모스테파에 막혀 슈팅과 크로스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벨기에 선수들은 급기야 그라운드 내에서 얼굴을 붉히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케빈 데브루잉과 로멜루 루카쿠 등은 격한 손동작까지 쓰며 언쟁했다.

하지만 마크 빌모츠 감독의 교체카드가 역전을 불러왔다. 전반 내내 묶여있던 나세르 샤들리 대신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드리스 메르텐스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빠른 발을 가진 메르텐스는 아자르와 함께 알제리 좌우 측면을 흔들었다.

전반전처럼 후반전에도 내내 점유율을 높여간 벨기에는 후반 12분과 19분, 루카쿠와 무사 뎀벨레를 빼고 디보크 오리지, 마루앙 펠라이니를 투입하며 초강수를 뒀다. 벨기에는 후반 21분 가장 좋은 장면을 연출했다.

루카쿠와 교체 투입된 디보크 오리지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음볼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동점골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4분 뒤 마루앙 펠라이니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벨기에는 전세를 역전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벨기에와 알제리의 경기에서 전반 23분 파울을 범한 벨기에의 수비수 얀 베르통헌이 경고를 받고 있다. © AFPBBNews=News1

</figure>결국 후반 35분 드리스 메르텐스가 역습 과정에서 아자르의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터트리며 벨기에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종적으로 벨기에가 2-1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겼지만 많은 약점도 노출한 경기였다. 우선 경기 직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좌우측 수비수 알데르베이럴트와 얀 베르통헌은 역습 과정에서 알제리 선수들에게 공간을 자주 내줬다. 베르통헌은 결정적인 순간 수비 실수로 뼈아픈 선제골을 헌납하기도 했다.

아울러 벨기에는 두터운 수비벽을 앞세운 알제리의 압박을 뚫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에이스' 아자르는 2명 이상의 압박을 벗어나지 못해 전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에는 알제리 수비벽이 얇아지며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역전골을 도왔지만 경기 내내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반면 교체투입된 선수들의 맹활약은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한 벨기에의 저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경기 뜻대로 풀리지 않자 벨기에 빌모츠 감독은 장신의 미드필더 펠라이니를 공격수로 전진배치했고 발 빠른 메르텐스를 투입해 아자르와 좌우측면 공격을 주문했다. 교체카드는 적중했고, 두 선수는 동점골과 역전골을 책임지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아드낭 야누자이, 케빈 미랄라스 등이 버티는 공격진도 언제든 상대 골문을 위협하고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한편 이날 알제리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둔 벨기에는 23일 러시아, 27일 한국과 차례로 조별리그 경기를 갖는다.

sho2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