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부친 "아들의 50-50 달성, 며느리 없었다면 불가능"

올 2월 마미코와 결혼 후 심리적 안정 찾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2일 새벽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개막 2연전을 마치고 부인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4.3.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부친인 토오루(62)가 올해 50홈런 50도루 대기록 달성의 일등공신으로 며느리를 꼽았다. 오타니가 결혼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면서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요지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는 지난 28일 오타니의 아버지 토오루가 아들이 속한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축하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도했다.

토오루는 "(오타니가 속한 다저스의) 서부 지구 우승을 축하한다"면서 "TV 화면을 통해서도 올 시즌 예년보다 집중력이 높은 플레이를 하는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며느리) 다나카 마미코와 결혼한 뒤 더 침착하게 야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결혼 전보다 더 경기에 집중하는 듯하다. 예민했던 부분이 줄어들고 둥글어졌다"고 덧붙였다.

2024시즌을 앞두고 10년 7억달러라는 거액에 다저스로 FA 이적한 오타니는 올 2월말 깜짝 결혼을 발표해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토오루는 "지난해 12월 처음 결혼 소식을 듣고 가족 모두 놀랐다"며 "지난 시즌만 해도 현지 경기장에 가도 잠깐 이야기하고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결혼한 뒤 올해는 집에 초대받아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는 것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점이다. 아버지로서 기뻤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2024시즌을 앞두고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사기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와 오랜 기간 함께했던 통역사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무려 1700만 달러(약 234억 원)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했던 것이 드러났다.

오타니도 관련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으나 경찰 조사 결과 그는 피해자로 드러났다.

오타니의 부친은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마미코의 존재를 꼽았다. 결혼을 통해 오타니가 경기력 외적으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19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서 MLB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세우는 50호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2024.09.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토오루는 "개막 전에 사기 사건도 있었고 걱정이 많았는데 결혼하고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서 안심할 수 있었다"며 "마미코가 없었다면 지금의 오타니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애견 디코이도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54홈런 59도루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다저스 이적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토오루는 "사상 첫 50-50을 이뤘는데 개막 전에는 이렇게까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40-40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어마어마하게 (기록이) 쌓였다"고 말했다.

그는 "10월부터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는 것이 벌써 기다려진다"면서 "마지막에 월드시리즈까지 가서 정상에 오르길 바란다.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했다.

오타니 역시 아내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최종전을 마친 뒤 '올해 결혼한 아내와 반려견의 응원이 힘이 됐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타니는 "혼자 있는 시간보다 야구 외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면서 "그게 좋은 방향이 됐다. 그라운드에 있을 때 야구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