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지명→마이너 이관 후 한달' 고우석, 여전히 먹구름…"7월까지 버텨야"
신분 전환 후 들쑥날쑥한 경기력, 믿음 못 줘
전문가 조언 "한 달간 성과내면 기회 올 수 있어"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올 초 부푼 꿈을 안고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린 고우석(26)의 전망이 계속 어둡다. 트레이드로 옮긴 팀에서 방출당한 뒤 마이너리거로 신분이 바뀌었지만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쉬림프에서 뛰는 고우석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트루이스트 필드에서 열린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와의 원정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2피안타(2홈런) 2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2일 샬럿 나이츠전에서 2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던 고우석은 2경기 연속 2실점으로 부진했다.
고우석의 트리플A 평균자책점은 3.60에서 4.29로 치솟으면서 빅리그 승격의 꿈과 더 멀어졌다.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우승 반지를 낀 고우석은 지난 1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2+1년, 최대 940만 달러(129억 원)를 받는 조건이었다. MLB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할 순 없으나 금액 자체만 보면 적지 않은 액수였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다. 마이너에서 승격 기회를 엿봤으나 5월 5일 전격적으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이곳은 기회의 땅이 될 줄 알았으나 시련의 시작이었다.
고우석은 5월 31일 마이애미로부터 DFA(방출 대기) 처리됐고, 일주일간 타 팀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전환됐다.
처음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때의 급여 조건은 유지됐으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트리플A 투수가 된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고우석은 다른 팀을 알아보는 대신 잭슨빌에서 활약을 통해 빅리그 콜업을 노렸다. 그러나 이마저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2~3경기 잘 던져 기대감이 커질 때쯤 다시 2~3경기에서 실점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이번에도 6월 27일과 29일 내슈빌 사운즈(밀워키 브루어스 산하)전에서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2경기에서 총 4실점 하며 벤치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이날은 직구 최고 구속도 93마일(약 149.6㎞)에 머물렀다. 마이너에도 95~96마일을 던지는 투수가 많은데, 고우석의 장점마저 흔들렸다.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큰 기대를 안고 미국으로 갔는데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꼬였다. 계속해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자신감이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 최고 마무리 투수로 인정받다가 마이너 생활을 하게 되면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우석이 지금의 시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쨌든 마이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수밖에 없다. 스스로 경기력을 높인 뒤 마이애미의 불펜에 공백이 생길 때 콜업 기회를 엿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송 위원은 "현재 마이애미 좌완 마무리 태너 스캇 등 일부 선수가 타 구단 영입 리스트에 있다"며 "선수 이동이 자유로운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7월 말~8월 초) 이후 고우석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이때를 위해 기복 없는 경기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됐는데도 스스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며 "지금부터 한 달간은 모든 것을 걸고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다행히 아직 부상 소식은 없는 만큼 반등의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희망을 전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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