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방출' 고우석, 미국행 5개월 만에 유턴?…"LG행 가능성은 낮을 듯"

마이애미 이적 후 큰 임팩트 못 남겨 '지명 할당'
"당장 국내 복귀 대신 타 팀 알아볼 가능성 높아"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SD) 파드리스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더그아웃에 대기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올 초 부푼 꿈을 안고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린 고우석(26)의 전망이 어둡다. 팀을 옮긴 지 한 달도 안 돼 또 방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빅리그 도전이 무산될 위기다.

마이애미 구단은 31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투수 숀 앤더슨을 영입하면서 고우석을 DFA(지명 할당)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DFA는 MLB에서 구단과 선수 간 맺은 계약을 변경 또는 해지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다. 구단이 선수에게 마이너리그 강등이나 팀에서 나갈 것을 종용하는 일종의 최후통첩과도 같다.

지명 할당된 선수는 즉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자동으로 웨이버 공시가 된다. 사실상 마이애미가 고우석에 대한 보유권 및 계약을 포기하는 것과 동등한 의미라, 방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고우석에게는 운명의 일주일이 주어진다. 이 기간 내 다른 구단에서 고우석을 영입한다면 새롭게 MLB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영입 제의가 없으면 마이애미에서 나와 직접 타 팀을 알아보거나 마이너 소속으로 마이애미에 남아야 한다.

마이너에 남을 경우 마이애미 구단으로부터 2025년까지 450만 달러 잔여 급여를 받을 수 있으나, FA를 택할 경우 잔여 급여는 받을 수 없다.

고우석이 마이애미에 둥지를 튼 지 한 달도 안 돼 외면받은 것은 임팩트 있는 모습을 남기지 못한 탓이 크다.

마이애미 이적 후 두 경기에서 무실점했으나 세 번째 등판에서 1⅔이닝 1실점으로 흔들렸고, 다섯 번째 등판에서는 1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다.

최근 2경기에서 다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으나 구단이 보기에는 매력적인 선수가 아니었다.

특히 현재 마이애미 단장은 피터 벤딕스(39)로 과거 탬파베이 레이스 단장 시절 한정된 예산으로 성과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벤딕스 단장은 마이애미 선수단 운영에 드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중인데 그리 높지 않은 고우석의 연봉마저도 줄이기 위해 지명 할당 조처를 한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지난 3월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당시 훈련하는 고우석의 모습. 2024.5.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냉정히 볼 때 고우석이 타 팀으로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올 시즌 MLB 무대를 한 차례도 밟지 못했기에 스카우트에게 눈에 띌 기회조차 없었다.

특히 고우석은 현 계약상 2025년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타 구단에서 이 조항을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다.

만약 일주일간 트레이드 소식이 없으면 고우석 스스로 마이너에 남을지, FA로 팀을 나올지 결정해야 한다. 일각에선 LG로 유턴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LG 역시 고우석의 복귀를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미국에 진출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상황에서 실패를 인정하고 국내로 돌아오는 것은 선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당장 고우석의 국내 복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미 멘털이 흔들린 고우석이 LG로 가더라도 한동안은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다"며 "트레이드를 기다려 보고 안 되면 에이전트를 통해 타 팀을 알아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처"라고 말했다.

이어 "연봉 규모나 마이너 거부권 등 현재 계약 조항이 오히려 이적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에 마이너에 일단 남아 계약 조건을 일부 수정하는 방안도 예측할 수 있다"며 "선수로서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조금 더 미국에서 도전을 이어 가려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우석이 느낀 심리적 타격이 크겠지만 아직 완전히 빅리그 꿈이 무산됐다고 볼 수는 없는 만큼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