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에서 더 잘하네?" 한화가 내친 터크먼·스미스, 빅리그서 연착륙

터크먼, '거포 필요' 이유로 재계약 불발…2년째 컵스 주전
1경기 던지고 부상 당한 스미스, 마이애미 필승조 자리 잡아

한화 이글스를 떠나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은 마이크 터크먼.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오프시즌 많은 기대를 했지만 또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한화는 외국인선수와의 '궁합'도 잘 맞지 않는 것일까. 한화가 내친 외국인선수들이 2년 연속으로 빅리그에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까지 2024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KBO 역수출 빅리거'는 적지 않다. 지난해 KBO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빅리그 에이스로 자리 잡은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필두로, 벤 라이블리(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 등이 메이저리그 로스터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는 이름도 있다. '한화 출신 외인' 마이크 터크먼(시카고 컵스), 버치 스미스(마이애미 말린스)로, 터크먼은 2022년에 그리고 스미스는 2023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터크먼은 2022년 전 경기를 뛰며 타율 0.289에 12홈런 43타점 1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6 등으로 활약했다. 팀은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터크먼 만큼은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한화는 시즌이 끝난 후 터크먼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연봉 조율이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거포형' 외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터크먼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활약 중인 버치 스미스. ⓒ AFP=뉴스1

스미스는 2023년 시범경기에서의 호투로 개막전 선발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 2⅔이닝을 던진 뒤 부상으로 자진 강판했다. 이게 KBO리그에서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등판이었다.

한화는 2주가량 기다렸지만 스미스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결국 방출을 결정했다.

상황은 다소 달랐지만 한화 유니폼을 입은 공통점이 있는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뒤 활약을 펼치고 있다.

터크먼은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뒤 108경기에 출전하며 주전급으로 자리 잡았다. 0.252의 타율과 8홈런 48타점 7도루의 준수한 기록이었다.

한화 이글스 시절의 마이크 터크먼. /뉴스1 DB ⓒ News1 김기태 기자

올 시즌엔 초반부터 주전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현재까지 34경기에 출전해 0.269의 타율과 3홈런 10타점, 출루율은 커리어 처음으로 4할을 넘겼다.

한화는 터크먼을 내친 뒤 2023년 영입했던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대실패로 돌아갔으니 뒷맛이 씁쓸했다. 올해 영입한 요나단 페라자는 홈런 1위를 달리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그나마 속이 덜 쓰린 상황이다.

한화 이글스에서 단 한 경기만 던진 후 부상을 당했던 버치 스미스. (한화 제공)

지난해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했던 스미스는 올해 마이애미와 계약을 맺고 의외의 활약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16경기에서 18⅓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1홀드에 평균자책점 2.95. 리그 최약체에 속하는 마이애미라는 점을 고려해도 '필승조'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놀랍다.

애초 스미스는 메이저리그 커리어 대부분을 불펜투수로 보냈기에 '몸에 맞는 옷'을 입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한화는 스미스의 선발 전환을 자신했으나 대실패로 돌아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스미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리카르도 산체스과 2년째 활약 중이라는 점이다. 산체스는 지난해 대체 선수로 7승8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한 뒤 재계약했고, 올해도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9(10일 경기 전 기준)로 순항 중이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