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적응도 빠른 이정후…데뷔 시즌 11G 연속 안타, 韓 빅리거 신기록

2015 강정호·2016 김현수 넘어서…홈구장 오라클 파크 첫 아치도
코리안 빅리거 최장 연속 안타는 추신수·김하성의 16G 연속 안타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1일(한국시간)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전에서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때리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BO리그를 평정했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개막 첫 달 만에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데뷔 시즌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이정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2타점으로 활약했다.

전날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던 이정후는 이날 2개의 안타를 모두 장타로 연결하며 활약했다.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서의 첫 홈런, 메이저리그 데뷔 첫 1회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안타로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이어진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11'로 늘렸다.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데뷔 시즌 역대 최장 경기 연속 안타 신기록이다. 이전까지 기록은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 2016년 김현수(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세운 10경기였다.

당시 강정호는 데뷔 이후 47번째 경기, 김현수는 111번째 경기에서 10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는데, 이정후는 이들보다 훨씬 이른 시점인 22경기(20경기 출전) 만에 이를 달성했다. 이정후의 빠른 적응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정후는 현재까지 출전한 20경기 중 16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안타를 치지 못한 4경기 중 2경기에선 볼넷을 얻어내, '무출루 경기'는 2경기에 불과하다.

또 특유의 컨택트 능력을 앞세우며 KBO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극도로 적은 삼진율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까지 91타석에 들어섰는데 삼진이 9개에 불과하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1일(한국시간)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전에서 1회 선두타자 홈런을 친 뒤 동료 윌머 플로레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현재까지 규정 타석을 소화한 타자 중 이정후보다 삼진이 적은 타자는 비니 파스콴티노(캔자스시티 로열스·7개),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 제프 맥닐(뉴욕 메츠), 알렉스 버두고(뉴욕 양키스·이상 8개) 등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4명에 불과하다.

다만 삼진보다 볼넷이 2배 이상 많았던 KBO리그 시절과 달리 현재까지 볼넷은 삼진보다 적은 6개다.

이정후에게 물음표가 붙었던 '장타 능력' 역시 서서히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선 빅리그 무대서 처음으로 한 경기 2개의 장타를 생산해 냈고, 장타율도 4할에 근접(0.398)하고 있다.

한편 이정후는 앞으로 5경기에서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다면 데뷔 시즌뿐만이 아닌 역대 한국인 빅리거 연속 안타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역대 한국인 빅리거의 연속 안타 기록은 16경기다. 2013년 추신수(SSG 랜더스·당시 신시내티 레즈)와 2023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달성한 바 있다.

추신수는 9년 차, 김하성은 3년 차에 이 기록을 달성했는데, 이정후는 데뷔 첫 시즌, 한 달여 만에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여러모로 감탄이 나오게 하는 이정후의 활약상이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