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아재도, 20살 젊은이도…MLB '직관'에 감격한 야구팬들
사상 첫 MLB 한국 경기… "오타니·페타주가 눈앞에"
"오타니 좋아하지만, 오늘은 김하성이 더 잘했으면"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에서 메이저리거들을 보다니 꿈만 같네요."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야구 팬들이 신났다. TV 화면에서만 보던 '빅네임'들을 눈앞에서 본 팬들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
20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선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A 다저스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7~18일 KBO리그, 한국 야구 대표팀과의 '스페셜 매치'로 예열을 마친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이날 2024 시즌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고척돔의 티켓은 일찌감치 동난 가운데,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장 내 설치된 '팝업스토어'는 물론, 매점 대기열도 길게 늘어설 정도였다.
한국 팬들은 메이저리그 경기를 '직관'한다는 생각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강신열 씨(46)는 "박찬호 선수가 활약할 때부터 시작해 20년 넘게 메이저리그를 봐 왔다"면서 "미국에 갈 엄두는 안 나 메이저리그 직관은 한 번도 못했는데, 한국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에 만사 제쳐두고 왔다"며 활짝 웃었다.
'박찬호 시절' 야구를 본 만큼 다저스가 '최애팀'이라고. '그 시절 다저스' 멤버들을 줄줄이 읊던 강 씨는 "많은 분들이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오면서 관심을 갖는데, 나는 오래 전부터 응원해왔다"면서 "오타니보다 팀에 오래 있던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에게 좀 더 정이 간다"며 웃었다.
하지만 역시나 최고 인기 선수는 오타니였다. 경기장 곳곳에서 오타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일본, 미국에서 온 팬들도 있었다. 오타니의 유니폼은 매일 새롭게 입고되지만, 입고되기 무섭게 팔려나가 구매 자체가 쉽지 않을 정도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신애 씨(26)는 "원래 KBO리그만 보다가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한다는 선수가 있어서 메이저리그도 보게 됐다"면서 "이런 대단한 선수를 한국에서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29)이 소속된 샌디에이고의 인기도 못지 않았다.
경기 용인시와 화성시에서 온 김재환·김우진 씨(20)는 "오타니를 좋아하지만, 오늘만큼은 김하성이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고척돔에 몇 번 와봤지만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마치 해외 야구장에 온 것 같다"면서 "다음 번엔 더 큰 야구장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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