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ML 동료들이 기억하는 류현진 "그는 긍정적이고 유쾌했다"

류현진, 2013년부터 11년 ML서 활약한 뒤 한화 복귀
마노아 "류현진, 한화 선수단의 좋은 멘토가 될 것"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의 류현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메이저리그(MLB)에서 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 함께한 동료들이 그의 한국행 소식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건승을 기원했다.

한화 구단은 22일 류현진과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 원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12년 만에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류현진은 당초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는 건강할 때 한화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의 다년 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KBO리그 복귀를 결심했다.

류현진은 23일 한화의 스프링캠프지인 오키나와로 건너가 선수단에 합류, 딱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4시즌 KBO리그 개막 준비에 들어갔다.

11시즌 동안 LA 다저스(2013~2019년)와 토론토 블루제이스(2020~2023년)에서 굵직한 성과를 낸 류현진이 떠나자, 전 동료들은 아쉬워했다.

토론토에서 류현진을 '큰 형'으로 따르는 등 끈끈한 관계를 맺은 알렉 마노아는 "클럽하우스에서 류현진은 나를 보면 '마노아~'라고 외쳤고, 나도 '류~'라고 소리쳤다. (그렇게 우리만의 인사를 나눴는데) 참 좋은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마노아는 이어 "류현진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유쾌한 사고는 클럽하우스 안에서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토론토의 새로운 시대를 연 상징적 선수이기도 하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등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토론토는 2019년 시즌 종료 후 대대적 투자를 하며 '강팀'으로 발돋움했는데, 류현진이 첫 영입 대상이었다.

류현진을 품은 토론토는 이후 조지 스프링어, 마커스 시미언, 케빈 가우스먼, 기쿠치 유세이, 크리스 배싯 등 대형 FA와 계약했다.

류현진(오른쪽)과 조지 스프링어. ⓒ AFP=뉴스1

권위적이지 않은 류현진은 토론토 문화를 바꾸기도 했다. 디애슬레틱은 "류현진은 팀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낸 선수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던 로마노는 "류현진이 저녁 식사 자리나 이벤트 등에 나를 초대했을 때 정말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류현진은 마냥 가벼운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 특히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는 동료들에게 귀감이 됐다.

로마노는 "(선발 등판을 앞두고) 류현진이 상대 선수를 분석하는 등 정말 엄청난 숙제를 했다. 지금껏 내가 본 것 중 가장 광범위하게 준비했다. 나도 그처럼 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전 동료들은 류현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그의 앞날을 응원했다.

마노아는 "류현진이 내 불펜 투구를 보고 여러 조언을 해줬는데 정말 좋았다"며 "그는 언젠가 한화로 돌아가 투구하기를 희망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고, 그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한화 선수단의 좋은 멘토가 될 것이다. 이는 그가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다. 한화 선수들이 그와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전했다.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뛴 저스틴 터너도 "그는 말수가 적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묵직했다"며 "많은 이들은 자기 경력을 어떻게 끝낼지 정할 수 없다. 그러나 류현진은 스스로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