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스 영입' 이정후의 SF, 2024시즌 선발진 밑그림 완성

웹·힉스·스트리플링에 젊은 투수들로 선발진 구성
선발 투수 추가 보강 계획, 사이영상 수상자 스넬에 관심

조던 힉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에 합의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프리에이전트(FA) 투수 조던 힉스를 영입하면서 2024시즌 선발진의 윤곽이 그려졌다.

ESPN 등 현지 매체는 13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샌프란시스코가 힉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4400만달러(약 579억원)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힉스는 외야수 이정후(6년 1억1300만달러)와 포수 톰 머피(2년 825만달러)에 이어 샌프란시스코가 FA 시장에서 영입한 세 번째 선수다.

트레이드 등 다른 영입 방식까지 범위를 넓히면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로비 레이에 이어 2번째 투수 보강이다. 앞서 샌프란시스코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트레이를 단행, 외야수 미치 해니거와 투수 앤서니 데스클리파니을 내주고 레이를 영입한 바 있다.

힉스의 합류가 의미 있는 것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투수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레이는 재활에 집중하고 있어 사실상 전반기 내 투구가 어렵다.

로비 레이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 AFP=뉴스1

샌프란시스코는 투타를 겸업하는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그리고 확실한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와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등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빈손에 그쳤다.

결국 노선을 바꾼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6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29에 3승9패 12세이브 13홀드 81탈삼진으로 인상적 활약을 펼친 힉스를 영입했다.

힉스는 통산 212경기 중 204경기에 구원 등판한 불펜 전문 투수인데 샌프란시스코는 그를 선발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선발 투수에 욕심이 있는 힉스도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에 투구 이닝에 따라 매년 200만달러(약 26억원)의 보너스를 받는 옵션을 넣기도 했다.

힉스는 선발 투수 경험이 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그는 2022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선발 8경기에 나섰는데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5.47로 부진했다. 특히 5이닝 이상을 투구한 것이 한 번에 그쳤다.

디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가 불펜 투수로 성공한 힉스를 선발 투수로 쓰려는 기용은 놀라운 수 있지만, 힉스는 항상 선발 투수로 뛰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던 힉스는 지난해 시즌 내내 건강했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지 않았다"며 "빠른 공을 던지는 힉스가 샌프란시스코에 좋은 선발 투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발진의 기둥인 로건 웹. ⓒ AFP=뉴스1

2024시즌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샌프란시스코는 선발진의 밑그림도 그릴 수 있게 됐다.

알렉스 콥과 레이가 각각 엉덩이, 팔꿈치 수술 여파로 개막 엔트리에 제외되는 가운데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 로건 웹과 로스 스트리플링, 힉스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남은 자리는 카일 해리슨, 키튼 윈, 트리스탄 벡 등 젊은 투수들이 맡을 전망이다.

여기에 시즌이 시작된 뒤 콥과 레이가 부상에서 회복하면 차례로 선발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탄력적으로 선발진 운용할 계획이다. 파르한 자이디 사장은 "선발진 후보에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있는 젊은 투수, 그리고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투수가 있다. 우리는 그런 유연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는 최소 30경기를 선발 등판할 수 있는 투수를 추가 영입할 계획도 세웠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FA 시장에 남아 있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에게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