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고우석의 동반 美 진출…풀타임 2년차 배지환의 또 다른 '동기부여'
11일 미국 출국, 결혼 후 예년보다 일찍 떠나
"개선된 3피트 규정, 발 빠른 내게 도움될 것"
-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친 배지환(25)이 새로운 동기부여를 갖고 새 시즌을 준비한다.
배지환에게 2023시즌은 자신도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시즌이었다.
2018년 3월 피츠버그와 계약한 뒤 '미완의 대기'에 그쳤던 배지환은 2022시즌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1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333으로 가능성을 남겼다.
이를 토대로 2023시즌 개막 엔트리(26명)에 포함된 배지환은 부상 시기를 제외하고는 줄곧 1군에 머무르며 처음으로 풀 시즌을 소화했다.
배지환의 지난 시즌 기록은 111경기 타율 0.231 2홈런 32타점 24도루 5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07. 타율면에서는 썩 뛰어나지 않았지만 도루만큼은 임팩트 있었다.
개막전부터 2개의 도루를 올린 배지환은 6월17일 시즌 20호 도루에 성공하며 2013년 추신수(SSG 랜더스) 이후 처음으로 20도루를 달성한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특히 수비에서도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중용되며 신임을 얻었다.
성공적 시즌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 휴식을 취했던 그는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해에는 2월 초 출국했으나 올해는 한 달 정도 빨리 비행기에 올랐다.
배지환은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따뜻한 날씨 속에서 야외 훈련을 빨리하고 싶어서 예년보다 일찍 출국한다. 가서 스윙 등 타격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풀 시즌을 경험했으니 이를 토대로 올해도 잘 했으면 좋겠다"며 "아직 내 자리가 뚜렷하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작년만큼 잘 하자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배지환의 올해 목표는, 일단 다시 한번 풀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확고한 1군 멤버로 자리 잡으면 좋은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
배지환은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싶지 않다"며 "일단 꾸준히 1군 로스터에 들어 있는 게 목표다. 이후 그에 대한 결과를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배지환은 지난 6일 대구 모처에서 일반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려 '품절남'이 됐다. 결혼식에 앞서 지난해 12월 미리 태국 푸켓으로 신혼여행을 다녀 온 배지환 부부는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시즌을 준비한다.
배지환은 "책임질 사람이 한 명 더 늘었다. 야구장에서 플레이가 더 적극적으로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전까지는 나만 생각하고 뛰었다면 이제 아내 그리고 멀게는 자식까지 먹여 살려야 하기에 더 간절해졌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배지환에게 가족만큼 큰 동기부여는 새롭게 미국에 진출한 코리안 빅리거들이다. 최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고우석(샌디에이고)이 차례로 MLB 구단과 계약했다.
이정후와 고우석은 적지 않은 규모로 계약해 주로 1군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피츠버그와 같은 내셔널리그 팀이라 배지환과 종종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배지환은 "MLB에 아시아 선수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일본 선수만 봐도 반갑다. 그런데 이제 한국 선수들이 늘어서 정말 좋다"며 "그러나 내가 마이너리그에 내려간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기량을 잘 유지해서 함께 빅리그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MLB는 타석에서 1루까지 타자주자가 뛸 수 있는 주로를 확대한다. 이전에는 파울라인 밖으로만 뛰어야 했는데 올해부터는 파울라인 안쪽 3피트까지 주로가 확대됐다.
주로가 확대되면서 발빠른 좌타자들이 땅볼을 치고도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배지환에게도 호재다.
배지환은 "내 최대 장점은 스피드라 바뀐 3피트 규정이 나한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며 "내 장점을 활용해서 도루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 나도 언젠가는 50, 60도루를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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