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 외인들의 극찬 "이정후는 좋은 선수, SF서 성공할 것"

린드블럼·브리검·사도스키, 이정후 기량에 '엄지 척'
디애슬래틱 "이정후는 브랜던 니모와 비슷"

이정후. ⓒ AFP=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전직 KBO리거들이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25)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1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1억1300만달러(약 1473억원)를 투자한 이유를 분석하면서 과거 KBO리그에서 뛰었던 조시 린드블럼, 제이크 브리검, 라이언 사도스키의 평가를 곁들였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린드블럼은 "이정후는 만 18세 때부터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격 기술을 갖춘 선수였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타자로서 균형 잡힌 선수였다"고 이정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리그에서 상대할 때) 어떻게든 타이밍을 뺏기 위해 노력했지만 무척 어려웠다. 설사 속였다고 해도 이정후는 팔을 뒤로 빼고 안타를 쳐냈다. 삼진을 잡아내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과거 맞대결 당시를 돌아봤다.

이정후는 통산 린드블럼 상대로 타율 4할(5타수 2안타)을 기록했다. 볼넷도 2개를 골라냈다.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키움 이정후가 4회말 2사 1루에서 적시 3루타를 치고 있다. 2023.6.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정후와 히어로즈 입단 동기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뛰었던 브리검 역시 이정후의 역량을 높이 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운을 뗀 브리검은 "내가 처음 키움에 합류했을 때 이정후가 데뷔했는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정후가 경기장 안팎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는 19세부터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팀을 더 좋게 만들었다. 중요한 순간에 큰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적응엔) 시간이 필요할 것이지만 정말 잘할 것이다. 이정후는 올스타가 될 것이다. 그는 재능과 추진력, 열정을 갖고 있다. 1억13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를 거쳐 KBO리그 외국인 스카우트로 활약한 사도스키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최고점을 보고 투자했다. 나 역시 그가 그 지점에 닿기를 바란다"며 "이정후는 최고의 선수는 아니지만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사도스키는 이정후를 호세 피렐라(전 삼성 라이온즈)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이정후는 지난해 피렐라 등 빅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과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경쟁했다. 따라서 이정후는 더 빠른 구속을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한다"면서 "좌완 스페셜리스트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우려되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사도스키는 "이정후의 실력을 보면 다른 한국 선수들보다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키움 이정후가 7시즌 연속 100안타 기록을 달성한 뒤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3.7.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밖에 디애슬래틱은 다른 MLB 스카우트의 평가도 소개했다. 해당 스카우트는 이정후에 대해 "오타니 쇼헤이, 애런 저지 같은 스타일은 아니"라면서 "뉴욕 메츠의 리드오프 중견수인 브랜던 니모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또 이정후 영입이 마케팅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디애슬래틱은 "샌프란시스코엔 시장성이 있고,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무관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샌프란시스코는 '바람의 손자'가 신선함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역대 포스팅을 거친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최고 규모의 계약으로,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의 5년 9000만달러를 뛰어넘는 야수 최고 기록이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