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와 수비력"…이정후는 어떻게 요시다의 9000만달러를 넘었나

SF와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아시아 야수 최고액

이정후(왼쪽)와 요시다.(요시다 SNS 캡처)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이정후(25)는 어떻게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 레드삭스)를 넘어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 기록을 쓸 수 있었을까.

MLB닷컴, 뉴욕 포스트 등 미국 현지 매체는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4년 뒤 옵트아웃(계약을 파기하고 FA가 되는 것)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후의 계약 소식에 미국과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후가 일본인 선수 요시다가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 포스팅 금액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요시다는 2022년 12월 현 소속팀 보스턴과 5년 총액 9000만달러에 계약했다. 2016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일본프로야구(NPB)를 평정하고 최고 대우를 받으며 당당하게 빅리그에 입성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이정후가 요시다의 기록을 깨고 아시아 타자 최초 '1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스포츠닛폰은 "이정후는 요시다의 총액과 평균 연봉(1800만달러)을 모두 넘어 포스팅을 거친 아시아 야수 중 최대 규모 계약을 했다"고 놀라워했다.

일본에서는 자국리그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간주되는 KBO리그 출신 타자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대형 계약을 맺은 것에 놀라는 분위기다.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6회말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키움 이정후가 2루수 앞 땅볼 타구를 치고 있다. 2023.7.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MLB 이적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정후와 요시다의 계약 당시를 비교하며 왜 이정후가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수 있었는지를 분석했다.

매체는 "이정후가 (요시다보다) 유리한 것 중 하나는 '나이'"라면서 "25세의 정상급 선수와 계약할 수 있는 계약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요시다의 경우 29세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수비력'도 이정후가 우위에 있다고 봤다. 매체는 "요시다는 계약 전부터 포지션이 좌익수에 한정돼 있었다. 향후엔 지명타자로 나서는 일이 많아질 수도 있다"면서 "반면 이정후는 키움에서 주로 뛰었던 중견수 포함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이와 수비 범위, 그리고 외야수를 원하는 MLB 구단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대형 계약으로 이어졌다는게 매체의 설명이다.

요시다 마사타카.ⓒ AFP=뉴스1

이정후와 요시다의 인연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요시다가 보스턴과 계약을 맺을 당시 이정후는 "요시다는 내가 참고를 많이 하는 선수다. 보고 배울 것이 많은 타자"라면서 "아시아권 선수가 좋은 계약을 하고 미국에 진출하는 것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다. 나도 내년 시즌을 마치고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두 사람은 올해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만남을 갖고 배트를 교환하기도 했다.

이제 둘은 같은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다만 맞대결 기회가 자주 오진 않는다.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에 속한 반면 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소속이기 때문이다. 이정후와 요시다는 내년 5월 1~3일 열리는 3연전에서 창끝을 겨룰 전망이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