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놓친 MLB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꽉 잡았다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 '빅리그 직행 최고액'
지난해 팀 타율 28위, 공격력·중견수 보강 필요

이정후. 2023.6.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영입 경쟁에서 패배한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곧바로 거액을 투자해 KBO리그 최고의 타자 이정후(25)와 계약했다.

MLB닷컴, 뉴욕 포스트 등 미국 현지 매체는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정후가 받는 1억1300만달러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거쳐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한 한국인 선수 중 최고액이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등 모든 계약을 통틀어서도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가 기록한 7년 1억3000만달러(약 1708억원)에 이은 2위다.

1억달러 이상 계약에 성공한 코리안 빅리거는 추신수와 이정후, 2명뿐이다. 정상급 선발 투수로 가치를 인정받은 류현진도 2019년 시즌 종료 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약 1051억원)에 계약, 1억달러를 넘기지 못했다.

앞서 현지 매체는 이정후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5000만~9000만달러(약 657억~1182억원)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요시다 마사타카가 지난해 1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달러에 계약한 수준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것으로 내다본 것. 하지만 이정후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1억달러대 계약에 성공했다.

그만큼 샌프란시스코가 지난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타격 5관왕에 오른 이정후 영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랜 기간 이정후를 지켜본 팀이다. 피트 프텔러 단장이 지난 10월 방한해 부상에서 회복한 이정후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직접 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79승83패로 5할을 밑도는 성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는데 팀 타율 28위(0.235), OPS(출루율+장타율) 26위(0.695)에 그치는 등 타선이 너무 약했다.

이 때문에 공격력 강화가 샌프란시스코의 스토브리그 최우선 과제였고, 오타니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정후. 2023.5.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그렇지만 샌프란시스코는 10년 7억달러(약 9196억원)로 오타니를 품은 다저스에 밀렸고, 타깃을 바꿔야 했다. 타격 능력이 뛰어나면서 수비 능력도 괜찮은 중견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찾던 선수였다.

샌프란시스코는 기존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오스틴 슬레이터의 중견수 수비가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코너 외야수로 돌리고, 마이클 콘포토와 미치 해니거에게는 지명타자 기회를 늘려준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이정후가 중견수로 뛰면 공격뿐 아니라 전체적인 수비력이 올라갈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오타니 못지않게 이정후에 대한 인기도 뜨거웠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등 빅마켓 구단들이 이정후에게 관심을 보였다.

오타니에 이어 이정후까지 놓칠 수 없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을 제시, 이정후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