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행? 현역 은퇴?…'PS 악몽' 반복한 커쇼, 내년 거취에 촉각

커쇼, 올 시즌 후 FA 풀려…고향 텍사스 이적설 다시 솔솔
6월 부상 후 직구 구속 감소 등 노쇠화 기미…은퇴 가능성도

클레이튼 커쇼.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또 한 번 포스트시즌의 악몽을 되풀이한 클레이튼 커쇼(35)의 내년 시즌 거취는 어떻게 될까. 현지에서는 은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LA 다저스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2-4로 패배, 3연패로 탈락했다.

정규시즌에 100승(62패)을 올렸던 다저스는 다소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마치게 됐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커쇼의 속도 쓰릴 수밖에 없다. 커쇼는 1차전 선발로 낙점받았지만 1회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무려 6실점하는 최악의 투구로 패전투수가 됐다. 기세가 꺾인 다저스는 2, 3차전도 내줬고, 4차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던 커쇼는 명예회복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커쇼는 정규시즌 통산 210승 92패 평균자책점 2.48에 3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한 현역 최고 선발투수 중 하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만 가면 부진한 성적이 이어진다. 커쇼는 데뷔 이래 39차례의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13승13패 평균자책점 4.49를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 대량 실점으로 경기를 내준 경험이 많다.

올해도 악몽이 반복된 가운데 커쇼는 또 한 번 고민을 해야할 순간이 찾아왔다. 그는 최근 2년 간 다저스와 1년 단기 계약을 반복했고 이번 오프시즌에도 또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커쇼의 단기 계약은 다른 스타 플레이어와는 성격이 다르다. 1년을 기다린 뒤 다시 한번 '대박'을 노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역 연장 여부를 고심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커쇼는 고향팀인 텍사스 레인저스로의 이적 혹은 현역 은퇴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민이 길어진 끝에 해를 넘겨 3월에서야 원소속팀 다저스와 계약했다.

이번에도 작년과 상황이 비슷하다. 또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지 'LA 타임스'는 "커쇼는 지난 2번의 오프시즌 때 고향인 텍사스에 합류하거나 은퇴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1년 계약을 했다"면서 "다만 이제는 그에게 남은 시간이 있을까 문제"라고 전망했다.

커쇼는 지난 6월 어깨 부상을 당하고 복귀한 이후 직구 구속이 감소하고 제구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애리조나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도 밋밋한 구위가 통타 당했고 상대 타자들은 잘 맞은 타구를 연달아 만들어냈다. 나이도 30대 중반에 접어든 만큼 '에이징 커브'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커쇼는 아직 거취에 대해 입을 열지는 않고 있다. 그는 "아직은 어떻게 답할 지는 모르겠다. 고민은 작년보다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