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7승+올림픽 金+334억원…모든 걸 다 가진 '지존' 셰플러

투어 챔피언십서 10언더파 보너스 지켜내며 우승 차지
시즌 7승은 우즈 이후 17년 만…'셰플러 시대' 활짝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페덱스컵을 거머쥔 스코티 셰플러(미국).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이보다 더 완벽한 시즌이 있을까. 남자 골프 '최강자'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까지 접수했다.

셰플러는 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30언더파로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26언더파)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페덱스컵을 거머쥔 셰플러는 무려 2500만 달러(약 334억 원)의 상금을 가져가게 됐다.

셰플러는 명실상부 남자 골프 '지존'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 대회 우승까지, 올 시즌에만 무려 7승을 쓸어 담았다.

셰플러는 3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행진을 시작했다. 이후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RBC 헤리티지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6월엔 메모리얼 토너먼트와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이뿐이 아니다. 우승이 없었던 7~8월엔 올림픽 금메달도 수집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셰플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투어 챔피언십은 '마지막 퍼즐'과도 같았다. 그는 2022년에도 4승, 2023년에도 2승을 거둔 뒤 페덱스컵 1위 자격으로 최종전에 출격했다. 이는 10언더파의 보너스를 안고 경기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2022년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지난해엔 빅터 호블란(노르웨이)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페덱스컵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도 마지막 순간에 한 발 뒤로 물러나야 했던 그다.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2일(한국시간) PGA 투어 챔피언십 우승 후 아들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 AFP=뉴스1

이번엔 달랐다. 지난 2년보다도 정규시즌 성적이 좋았던 그는, 단단한 경기력으로 10언더파의 이점을 끝까지 살렸다.

PGA투어에서 한 시즌에 7승 이상을 기록한 건 17년 만의 일이다. 셰플러 이전 7승을 기록한 마지막 주인공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로, 2007년이었다. '전성기 우즈' 외엔 그 누구도 기록하지 못했던 '독주'를 셰플러가 해냈다.

셰플러는 경기 후 "정말 긴 일주일이었고, 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정말 피곤한 1년이었지만, 결국엔 페덱스컵을 손에 쥐게 돼 특별한 기분"이라며 기뻐했다.

아직 만 28세에 불과한 셰플러는 향후 몇 년간의 남자 골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2022년 4승으로 두각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깜짝 활약'이 아니냐는 평이 많았지만, 3년째 정상의 자리를 지켜내는 현재는 그의 기량을 인정하지 않는 이는 없다.

우즈 이후 숱하게 많은 이름이 '우즈의 후계자'라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현재의 셰플러만큼 강력한 포스를 발휘한 이도 없었다. 남자 골프는, 바야흐로 '셰플러 시대'다.

starburyny@news1.kr